ADVERTISEMENT
오피니언 리셋 코리아

모병제 전환 중인 대만, 지원자 줄어 고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이철재 기자 중앙일보 국방선임기자 겸 군사안보연구소장
김민석
김민석 기자 중앙일보 전문기자
박용한
박용한 기자 중앙일보 기자

세계 최강의 군대를 보유한 미국의 병역제도는 안보 여건에 따라 변했다. 남북전쟁과 1·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등 대규모 전쟁 때는 징병제를 택했다. 당시 메이저리그 야구선수들도 전쟁에 나가 화제였다. 미국은 베트남 전쟁 이후 모병제로 전환했다. 징병제에 따른 인종 갈등 등 문제점 때문이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 때에도 모병제를 유지했다. 대규모 전쟁이 아니어서다. 그러나 모병제가 불법 이민자들이 시민권 획득을 위해 전쟁에 참여한다는 윤리 문제가 있고, 소수민족과 저소득층의 입대가 많아 사회적 갈등을 조장한다는 지적도 있다.

외국의 병역제도는

이스라엘의 병역제도는 한국과 비슷하다. 안보적 위협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강력한 군대를 유지하고자 징병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모든 국민은 36개월(여성 21개월)간 현역 복무하고 44세까지 예비군에 편성된다. 장애인 등 현역 복무 부적합자는 군 행정 업무를 한다. 병역이 면제된 아랍계 시민과 정통 유대교 종교인은 3년(여성 2년)간 병원 등 공공 분야에서 대체 복무를 한다.

대만도 한국과 사정이 비슷해 징병제를 시행하다 최근 모병제로 전환 중이다. 대만은 ‘작지만 강한 군대’ 전략의 군사 개혁에 따라 지난해 1월부터 단계적으로 모병제를 도입하고 있다. 모병제를 통해 첨단 무기를 운용할 정예 인력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내년부터 모병제를 전면 실시할 예정이지만 지원자가 줄어 이미 실패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대만은 모병제로 전환함에 따라 봉급이 올라 예산 부담이 1.5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유럽 일부 국가들은 모병제로 전환했다. 냉전 이후 안보 위협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1990년대 초반 벨기에를 시작으로 네덜란드·프랑스·독일 등이 모병제를 택했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후 징병제 도입을 논의 중이다.

특별취재팀=김민석 군사안보전문기자, 이철재 기자, 박용한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정인철 인턴기자 kim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