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마 김종인,마지막까지 문재인 안철수에 쓴소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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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77)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12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5일 "여러 정파와 인물을 아우르는 최고 조정자로서 나라를 안정시키고 국민을 편안하게 해드리겠다"며 ‘통합 정부’를 기치로 대선출마를 선언한 지 7일 만이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 사진 프리랜서 공정식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 사진 프리랜서 공정식

김 전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통합정부를 구성해 목전에 다가온 국가 위기를 극복해보겠다는 대선 후보로서의 제 노력은 오늘로 멈추겠다"고 밝혔다. 그는 "저의 호소는 늦었고 국민의 마음을 얻기에는 힘이 부족했다"며  "통합정부의 과업을 수행할 수 있는 후보가 새 대통령이 돼야 나라를 구할 수 있다. 이 땅에 다시는 비극이 없도록 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는 후보를 지도자로 선택해야 우리의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입장문을 발표하기 전 중앙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근 여론조사를 지켜본 결과 국민이 나를 원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불출마의 이유를 밝혔다.  대선의 판세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양강구도로 굳어지고,자신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걸 보고 결국 불출마를 결심했다는 뜻이다.

김 전 대표가 무대밑으로 내려오면서 김 전 대표를 중심으로 가능성이 제기돼온 '비문(비문재인) 연대'나 '제3지대 빅텐트론'은 이번 대선에서 소멸될 전망이다.

정치권에선 문 후보와 안 후보 간의 접전이 이어질 경우 김 전 대표가 어느 한 쪽 후보를 지원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김 전 대표는 "더 이상 킹메이커 역할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 안철수 후보 중 누구도 지지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그러면서 문·안 후보 두 사람 모두에게 마지막까지 쓴소리를 했다. 

문 후보에 대해선 "패권주의에 가깝고 측근에 휘둘리는 단점이 있다"며 "본인이 변하지 않는다면 대통령 당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 뜻이 보수 단일화 쪽으로 움직이고 있으니 문 후보가 긴장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막판에 안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서도 "그렇다고 안 후보가 대통령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포그니 기자pogn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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