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통계와 표계산|김수길 <경제부 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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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엊그제 발표된 85년 인구·주택 센서스를 보고 어떤 통계보다 더 각별히 의미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우선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에게는각 지방 출생자들이 몇명씩이나 되고 그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어디에 가서 살고 있는가가 초미의 관심사일 것이다.
꼭 정치인이 아니더라도 표의 향배가 곧잘 화제에 오르곤 하는 요즈음 출생지별 인구분포가 또하나의좋은 이야깃거리가 됐다.
그런 표와 관련된 관심 말고도 쓸쓸한 노후를 보내고 있는 이들에게는 자식이나 손자들과 한집에 어울러 사는 가구수가 눈에 띄게 준다는 사실이 초겨울의 쓸쓸함을 더해줄 것이다.
나이가 어릴수록 남여의 성비가 높아진다는 남아선호 경향이 뚜렷한 가운데 20대초반의 여자인구 이동이 가강 많고 또 초혼연령은 늦어져가는 추세는 이땅의 여성문제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그런가하면 이배출생이 전체인구의 1.6%미만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은 최근의 이른바「용기대자보」파문과 무관하지 않고, 무엇보다 인구의 도시집중이 갈수록 더해간다는 것과 호남지방의 인구유출이 특히 많다는 것은 우리의 정치·경제·사회전반에 걸쳐 다시한번반성의 계기가 되어야 할것 같은 생각이다.
그런 가운데 인구 전체의 구조는점점 선진국형을 닯아가고 있다.
인구 피라미드가 종모습을 닮았고 인구증가율은 떨어지며 평균수명은 늘고 있다. 또 선진국들의 통계치와 맞바로 비교하기에는 문제가 있지만 인구의 도시화 비율도 선진국들에 가까와지고 있다.
따지고보면 그같은 선진국형으로의 이행 속에 핵가족화로 인한 소외현상,주택문제,여성문제,도시집중문제등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마침 선거철에 발표된 인구·주택센서스를 놓고 정치권이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출생지별 인구가 아니라 그같은 문제들의 해결책이어야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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