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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밴쿠버 인근 산에서 추락 … 현지 한인 남녀 등산객 5명 숨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캐나다 밴쿠버 인근 하비산(해발 1600m)에서 한인 남녀 등산객 5명이 등반중 추락해 사망했다고 현지 매체 밴쿠버선 등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인 산악회 회원으로 추정 #정상 500m 지점서 시신 발견 #수색대 “벼랑끝 눈 무너진 듯”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캐나다 왕립 기마경찰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지난 8일 등산객 5명의 발자국이 무너진 눈더미 근처에서 끊겼다는 신고가 들어와 현장수색 작업을 실시했다”며 “정상에서 약 500m 떨어진 지점에서 등산객들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수색 구조대의 마틴 콜웰 매니저는 “희생자들이 산 정상 벼랑끝에 처마 모양으로 얼어붙은 눈더미(코니스·cornice)를 잘못 밟아 눈더미가 무너지는 바람에 산 아래로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콜웰 매니저는 “눈더미는 마치 눈으로 덮인 부드러운 능선처럼 보이나 그 위나 밑을 지나갈 때 붕괴 위험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하비산이 위치한 밴쿠버 북부 지역은 지난 7일부터 눈사태 경보가 내려졌고 강풍과 폭설이 이어지는 등 기상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다고 한다. 현지 당국은 한국인 일행이 위험한 상황에 대비할 장비를 모두 갖추지 않은 채 산행에 올랐다고 밝혔다.

사망자들은 캐나다 밴쿠버에 거주하는 한인 산악회 회원으로 추정된다. 산악회 회원은 70여 명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주밴쿠버총영사관이 캐나다 관계당국에 사실 관계와 사망자들의 인적사항 등을 파악한 결과, 사망 한인 5명 가운데 1명은 우리 국민으로 확인됐으며 나머지 4명은 캐나다 국적자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외교부는 이번 밴쿠버 눈사태 사망 사고와 관련, 국내 유가족들이 캐나다 현지로 갈 수 있도록 긴급 여권 발급 등 영사지원을 해줄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차세현 기자 cha.se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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