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된 모니터 시장서 홀로 성장한 21대9…LG의 1위 비결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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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21대9 화면비 모니터가 지난해 판매량 기준 세계 시장점유율 67%를 기록했다. 4년 연속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한 것이다. [사진 LG전자]

LG전자의 21대9 화면비 모니터가 지난해 판매량 기준 세계 시장점유율 67%를 기록했다. 4년 연속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한 것이다. [사진 LG전자]

4년 연속 세계 1위. LG전자의 21대9 화면비 '울트라와이드 모니터'가 세계 시장을 석권한 비결은 '멀티태스킹 최적화 전략'에 있다. 데스크톱 PC 침체 속에서도 여러 개 작업을 동시에 하기 적합한 모니터만큼은 잘 팔릴 것으로 본 LG전자의 예측이 시장 트렌드와 맞아 떨어진 것이다.

IDC, LG전자 21대9 모니터 시장 점유율 67% 발표…4년 연속 1위 #"멀티태스킹 원한 직장인, 실감나는 화면 원한 게이머 요구 맞춰" #"대형화 추세도 미리 읽어…34인치 이상 다양한 제품군 내놔"

10일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전 세계 21대9 모니터 시장에서 67%(판매량 기준)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2013년 이후 4년 연속 1위로, 분기별로 따져도 한 번도 1위 자리를 뺏기지 않았다.

LG전자는 그동안 1위를 놓치지 않은 이유로 '시장 선점 효과'를 든다. 데스크톱 PC 시장은 21대9 화면비가 보편화하리라고 보고 경쟁사보다 한 해 앞선 2012년부터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글로벌 21대9 모니터 판매량은 전년 대비 60% 늘어난 91만대를 기록하는 등 LG전자의 예측을 뒷받침했다.

노트북·태블릿PC 등 휴대하기 편한 PC가 주요 업무용 PC로 쓰이면서 데스크톱은 기업 사무실·PC방에 쓰기 적합한 기능이 요구됐다. 퇴근 전까지 바쁘게 일을 끝내야 하는 직장인들은 엑셀과 워드프로세서·파워포인트 등 여러 작업을 한 번에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아졌고 PC방을 찾는 게이머들은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화면으론 볼 수 없는 실감 나는 몰입감을 원했다. 송근영 LG전자 홍보실 차장은 "21대9 모니터로는 16대9 화면비 동영상을 띄우고도 워드프로세서 작업을 할 수 있다"며 "정체기에 접어든 모니터 시장에서 21대9 모니터만 유일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또 21대9 모니터가 갈수록 대형화하는 추세도 미리 읽었다. 지난해 전 세계 21대9 모니터 판매량의 45%는 34인치이거나 이보다 더 큰 제품이다.  경쟁사 델이나 삼성전자는 29·34인치 크기의 21대9 모니터만 생산하지만 LG전자는 25·29·34·38인치로 제품 군을 다양화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고화질 기술을 적용한 것은 실감 나는 게임을 원하는 사용자들의 요구를 충족하는 데 적합했다. LG전자의 게임 전용 '울트라와이드 게이밍 모니터'는 1초에 보여줄 수 있는 화면 수가 최대 144장에 달해 빠른 움직임을 잔상 없이 보여줄 수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배틀필드·월드 오브 워크래프트·FIFA온라인3 등 21대9 화면비를 지원하는 게임을 실행하면 기존 16대9 모니터로는 볼 수 없었던 숨겨진 양쪽 화면을 볼 수 있어 게임의 재미를 더할 수 있다.

여기에다 10W(와트) 출력의 스피커 2개를 내장해 풍부한 사운드 기능도 갖췄다. 이 스피커는 블루투스로 스마트폰과 연결해 사용할 수도 있다. 장익환 LG전자 상무는 "21대9 모니터는 한번 써보면 16대9 모니터를 다시 쓸 수 없을 만큼 매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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