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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대 ‘미 해병식 상륙부대’ 키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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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포레스트 라이트(Forest Light)' 미일 연합훈련에서 일본 육상자위대원이 미 해병 오스프리 수직이착륙기에서 강습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미 해병대]

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포레스트 라이트(Forest Light)' 미일 연합훈련에서 일본 육상자위대원이 미 해병 오스프리 수직이착륙기에서 강습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미 해병대]

일본 자위대가 상륙작전 능력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난달 27일 육상자위대가 나가사키(長崎)현 사세보(佐世保)시 아이노우라(相浦) 기지에 수륙기동교육대를 발족했다고 지지통신은 최근 전했다. 내년 3월 창설 예정인 ‘일본판 해병대’ 수륙기동단의 준비를 가속하기 위해서다. 상륙작전을 지원하는 경항공모함도 최근 4대로 늘리는 등 링에 오르기 전 몸집도 계속 불리는 모습이다.

지난달 27일 일본 육상자위대가 나가사키현 사세보시 아이노우라 기지에서 수륙기동교육대 창단식을 하고 있다. [지지통신]

지난달 27일 일본 육상자위대가 나가사키현 사세보시 아이노우라 기지에서 수륙기동교육대 창단식을 하고 있다. [지지통신]

상륙작전 능력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열을 올리고 있는 적 기지 공격 능력과 함께 일본을 ‘전쟁할 수 있는 국가’로 개조하기 위한 군사개혁의 쌍두마차다.

수륙기동교육대 발족시킨 일본 #3000명 규모 일본판 해병대 준비 #“한반도 유사시 개입 가능성” 우려도

육상자위대 소속 수륙기동단은 미 해병대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 현재 아이노우라 기지에 주둔 중인 서부방면보통과연대를 중심으로 3개 연대 3000명 규모로 편성할 예정이다.

수륙기동단의 표면적인 창설 이유는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등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섬을 지키겠다는 것, 이른바 ‘이도(離島)’ 방위다. 일본이 전후 고수해온 전수방위(專守防圍·외부의 공격을 받았을 때만 일본의 영토·영해·영공 내에서 반격) 원칙상 공격능력에 준하는 상륙작전은 엄격히 제한돼왔다.

자위대는 수륙기동단 창설에 앞서 미 해병대와 연합 군사훈련을 잇달아 실시하는 등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양측은 지난 2월 미국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아이언 피스트(Iron Fist)’란 이름의 연합상륙작전을 시행했으며, 지난달 6일부터 12일간 일본 군마(群馬)현 소마가하라(相馬原) 기지에서 적 소탕작전 위주의 또 다른 연합훈련(포레스트 라이트·Forest Light)도 했다.

강습상륙함 확충을 위해 해상자위대는 지난달 22일 4번째 경항공모함인 가가함을 바다에 배치했다.

일본 육상자위대가 내년 신설하는 수륙기동단에 배치 예정인 AAV7 수륙양용차. [지지통신]

일본 육상자위대가 내년 신설하는 수륙기동단에 배치 예정인 AAV7 수륙양용차. [지지통신]

이와 관련해 군 안팎에선 현재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용인하고 있는 만큼 한반도 유사 시 개입 가능성을 우려한다. 군 관계자는 “주일미군과 자위대가 패키지로 움직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면서 “상륙 능력 강화는 독도 문제와 관련해서도 큰 위협 요인”이라고 말했다.

반면 박영준 국방대 교수는 “아무리 아베 정권이라고 해도 한국군의 동의 없이 자위대가 한반도에 들어오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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