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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소백산에 여우 13마리 방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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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국립공원에 방사된 여우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센터]

소백산국립공원에 방사된 여우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센터]

경북 영주 소백산 국립공원의 야생에서 생활하는 여우가 모두 18마리로 늘어났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은 올해 2월 말부터 최근까지 소백산 일대에 멸종위기 야생생물 Ι 급인 여우 암컷 13마리를 순차적으로 방사했다고 9일 밝혔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국내에서 사라진 여우를 복원하기 위해 지난 2012년부터 소백산에 여우를 방사하고 있다.

소백산에 방사된 여우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센터]

소백산에 방사된 여우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센터]

올해 야생으로 방사된 여우 가운데 10마리는 2014~2016년 중국에서 도입된 2~4년생 암컷 9마리와 2014년 서울대공원에서 도입한 5년생 암컷 한 마리다.
나머지 세 마리는 올해 1~2월에 전파 발신기 교체를 위해 야생에서 회수된 것 가운데 짝짓기를 통해 임신이 확인된 2~4년생 암컷들이다.
종복원기술원 김석범 센터장은 “13마리를 한꺼번에 방사하지 않고 순차적으로 방사한 것은 여우들이 세력권 다툼 과정에서 밀려 나와 사망하는 것을 미리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우는 일정한 세력권을 가지고 단독 생활을 하는 동물인데, 여러 마리를 동시에 방사했을 경우 세력권 싸움이 심하게 벌어지고, 세력권 싸움에서 밀린 개체들이 자칫 희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순차적인 방사를 하면 여우들이 기존에 정해진 세력권을 피해 다른 곳으로 이동해 새로운 세력을 형성하게 된다.

소백산에 방사된 여우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센터]

소백산에 방사된 여우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센터]

김 센터장은 “올해는 암수를 함께 방사하기보다는 임신한 암컷만을 방사하는 방식으로 바꿨고, 임신한 여우의 방사 시기도 교미 직후에서 출산 3~4주 전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여우는 출산 시기에 일정한 지역에 번식 굴을 만들고 정착하는 습성이 있는데, 임신한 암컷 여우를 방사해 정착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정착을 하면 방사 초기 생존율을 높일 수 있고, 새로 태어난 새끼가 출생지역 인근에서 무리를 이룰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소백산에 방사된 여우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센터]

소백산에 방사된 여우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센터]

현재 소백산에는 지난해까지 방사했던 것 중 남아있는 5마리와 올해 방사된 13마리 등 18마리가 살고 있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32마리를 방사했으며, 이 가운데 덫·올무 등 불법 사냥도구로 인해 폐사한 것이 13마리, 부상을 입어 회수된 것이 7마리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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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된 뒤 자연에서 태어난 새끼도 3마리가 있다.
이렇게 해서 소백산에는 15마리 여우가 살게 됐으나, 10마리는 전파 발신기 교체 등을 위해 회수됐다. 회수된 10마리 가운데 3마리는 올해 다시 방사됐다.
지난달 15일 방사됐다가 경북 영주시 가흥동의 한 아파트에서 구조된 여우도 이번에 다시 방사됐다고 국립공원관리공단 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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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에 방사된 여우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센터]

소백산에 방사된 여우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센터]

연구팀은 앞으로도 매년 10마리를 이상 여우를 방사해 2020년까지 50마리 이상이 자연 생태계에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복원사업을 계속할 계획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연구팀은 “과거 한반도에 서식했던 여우의 복원을 통해 생태계 연결 고리를 튼튼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야생동물들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들쥐 등을 잡아먹고 사는 여우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센터]

들쥐 등을 잡아먹고 사는 여우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센터]

여우는 식육목(目) 개과(科)에 속하는 포유류로 들쥐나 집쥐 같은 설치류, 고라니·노루 등 우제류 동물의 새끼, 새알·개구리·물고기·곤충·식물열매 등을 먹는 잡식성 동물이다.
여우는 들쥐 등이 옮기는 질병을 막아주고, 고라니 등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도 막아주는 생태계 조절자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머리와 몸통의 길이는 60~80㎝, 꼬리 길이는 40~50㎝, 어깨높이는 30~40㎝다. 무게는 수컷이 6~10㎏, 암컷이 5~8㎏ 정도다.
주로 단독 생활을 하며 1부1처제로 임신기간은 50~60일, 출산 시기는 3~5월로 한 번에 3~6마리를 낳는다. 태어난 새끼는 암수가 약 45일 동안 함께 보육한다.

국립공원관리공단, 2012년부터 복원 진행 #올해는 임신한 암컷 등 순차적으로 방사 #소백산에 방사된 여우 가족 18마리로 늘어 #2020년까지 50마리로 늘리는 게 목표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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