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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쾌락의 도시 일군 ‘~방·룸·탕·텔·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도시에서 도시를 찾다
김세훈 지음, 한숲

360쪽, 1만9800원

‘-방’ ‘-룸’ ‘-탕’ ‘-텔’ ‘-장’. 최근 한국 도시에서 밤 문화를 바꾸는 데 공헌한 단역 배우들이다. 김세훈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이들이 도시인에게 놀 수 있는 일탈의 공간을 제공해 ‘쾌락의 도시’를 일군 동력이라 본다. ‘절제된 도시’는 어떨까.

한국은 도시화율 92%에 육박하는 도시 강국이다. 도시환경의 영향력이 이처럼 막강하건만 도시론(都市論)은 빈곤하다. 과연 좋은 도시란 무엇인가. 도시설계 전문가인 김 교수는 상반된 개념어 아홉 쌍을 짝지어 나름 답을 찾아 나선다.

도시의 적정 규모를 가늠한 ‘큰 도시, 작은 도시’, 구·신시가지 경계의 변화를 다룬 ‘도시 밖의 도시, 도시 안의 도시’, 장소의 시간성을 계측한 ‘과거의 도시, 미래의 도시’, 경관의 관점으로 대비한 ‘땅의 도시, 기념비적 도시’, 도로와 보행권을 고려한 ‘걷고 싶은 도시, 질주의 도시’, 주민참여와 다채로움을 잣대 삼은 ‘다양성의 도시, 단조로움의 도시’, 재해로부터의 재생을 기준한 ‘취약한 도시, 회복탄력적인 도시’, 팽창과 축소의 표정을 살핀 ‘성장하는 도시, 쇠퇴하는 도시’, 그리고 ‘쾌락의 도시, 절제의 도시’다.

세계 각국 도시의 사례를 풍부하게 들고, 유명 도시학자들의 이론을 곁들여 한국의 도시를 아홉 시선으로 들여다 보게 한다.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johan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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