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는 신 회장이 뇌물공여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에 대해 “조사 내용을 검토해 봐야 하지만 현재로선 신분이 변동될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면세점 선정 등 대가를 기대하고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총 54억원 등을 출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시기적으로는 지난해 3월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신 회장이 독대했고, 한 달 뒤인 4월 말 서울 시내 면세점 추가 계획이 발표됐다. 이후 지난해 12월 롯데는 면세점 사업자로 추가 선정됐다.
우병우 전 수석 17시간 조사 뒤 7일 새벽 귀가, 곧 구속영장 청구 방침
이에 대해 롯데 측은 “2015년 11월 면세점 특허 심사에서 탈락했으므로 특혜와 거리가 멀다. 또 독대 전부터 이미 언론 등에서 서울 신규 면세점 추가 승인 가능성이 거론됐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신 회장에 대한 조사를 끝으로 롯데그룹 주요 관계자에 대한 소환조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SK그룹과 관련한 조사도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검찰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5년 광복절 특별사면, CJ헬로비전 인수ㆍ합병 등 여러 현안에서 박 전 대통령의 도움을 받는 대가로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111억원을 출연했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해 왔다. 이와 관련해 최 회장은 지난달 18일 검찰에 출석해 13시간 넘는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최 회장은 여전히 참고인 신분이며 SK 그룹 관계자 중 아직 피의자로 신분이 변동된 이도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 기소 시점에 SK와 롯데 관련자에 대한 사법 처리 여부도 함께 결정할 예정이다. 검찰은 앞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SK와 롯데가 낸 재단 출연금과 관련해 직권남용ㆍ강요 혐의만 적용했다.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오는 17일 시작함에 따라, 검찰은 수사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기업 등 관련 수사를 그 전에 끝마칠 계획이다.
한편 검찰은 우병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 “조사한 내용과 관련 법리를 신중하게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을 지난 6일 오전 소환해 다음 날 오전 2시 40분까지 17시간 가까이 조사했다. 검찰은 조서 검토가 마무리되는 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 박 전 대통령 3차 구치소 조사키로 = 검찰은 8일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을 구속 후 세 번째로 조사하기로 했다. 3차 조사는 앞서 1, 2차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 한웅재 부장검사가 맡는다. 검찰은 다음주부터는 삼성 등 대기업 뇌물공여 의혹을 수사해온 특수1부 이원석 부장검사도 보내 박 전 대통령을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향후 조사 계획에 대해 “유동적이긴 하지만 당분간은 이틀에 한 번꼴로 박 전 대통령을 조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박 전 대통령의 구속 기간을 오는 19일까지 연장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