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꺼지거나 불 나’ 현대ㆍ기아차 17만여대 리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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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가 그랜저HG 등 현대·기아차 17만여 대를 자발적으로 리콜(결함시정)을 한다. 경운기가 움직일 때와 비슷한 소음과 진동이 발생하고 심한 경우 시동이 꺼지거나 불이 났다는 소비자 불만이 잇따라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번 리콜은 2012년 이후 최근 5년간 실시된 국내 리콜 중 규모로는 3번째다.

리콜이 실시되는 현대그랜저HG. [중앙포토]

리콜이 실시되는 현대그랜저HG. [중앙포토]

리콜 대상은 현대·기아차에서 생산한 차량 중 2013년 8월 이전에 생산한 '세타2 엔진'이 장착된 17만1348대다. 차종별로 보면 그랜저HG가 11만2670대로 가장 많다. 2010년 12월부터 2013년 8월 사이 생산됐다.

2013년 8월 이전 생산 '세타2 엔진' 장착 차량 #그렌저HG 11만대, 소나타,K5, K7,스포티지 등 #5월 22일부터 서비스센터 방문자 자발적 리콜 #국내 리콜로는 2012년 이후 역대 3번째 규모

이밖에도 소나타(YF) 6092대(2009년 7~8월 생산), K7(VG) 3만4153대(2011년 2월~2013년 8월 생산), K5(TF) 1만3032대(2010년 5월~2013년 8월 생산), 스포티지(SL) 5401대(2011년 3월~2013년 8월 생산) 등이다.

리콜이 실시되는 현대차 쏘나타(YF) [중앙포토]

리콜이 실시되는 현대차 쏘나타(YF) [중앙포토]

이번 리콜은 현대·기아차가 6일 국토부에 리콜계획서를 내고서 실시하는 자발적인 리콜이다. 2013년 8월 이전에 생산된 세타2 엔진에서 문제점이 발견돼서다.

구체적으론 크랭크 샤프트 봉(피스톤 운동의 회전운동 전환축)의 마찰을 막는 오일 공급 구멍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금속 이물질이 남아 문제가 생겼다. 남은 이물질이 크랭크 샤프트 봉과 베어링 사이에 끼여 납땜하듯 붙어버리는 현상이 일부 차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엔진 결함으로 대규모 리콜에 들어간 세타2엔진. [사진 국토교통부]

엔진 결함으로 대규모 리콜에 들어간 세타2엔진. [사진 국토교통부]

이런 현상이 발생하면 주행 중 시동이 꺼지고 소음이 발생하거나 화재 발생 가능성이 있다. 실제 지난해 10월엔 K5가, 올해 3월엔 K5와 K7이 고속도로 주행 중 화재나 소음이 발생한 바 있다.

세타2엔진 일부에서 공정불량으로 오일홈 주변에 이물질이 발생했다. [사진 국토교통부]

세타2엔진 일부에서 공정불량으로 오일홈 주변에 이물질이 발생했다. [사진 국토교통부]

현대·기아차는 리콜대상 차량을 모두 검사하고 문제가 확인된 차량에 대해서는 새 엔진으로 교체해줄 방침이다. 리콜은 교체할 엔진을 준비하는 기간 등을 고려해 5월 22일 시작된다. 해당 차량 소유자는 이날부터 차종에 따라 현대차나 기아차 서비스센터에서 무상수리를 받으면 된다.  

앞서 국토부는 세타2 엔진을 장착한 현대·기아차 일부 모델에서 주행 중 시동이 꺼지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가 나오고 제작결함신고센터에 유사한 사례가 접수되자 지난해 10월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 제작결함조사를 지시했다. 지난해 10월엔 현대차가 미국에서 세타2 엔진이 탑재된 2011~12년형 쏘나타에 리콜을 진행한 것이 알려져 '내수 역차별' 여론이 일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번 리콜은 2012년 이후 최근 5년간 실시된 국내 리콜 중 3번째로 큰 규모다. 최대 규모는 2013년 현대차 아반떼 등 19개 차종 82만5천대였고, 다음은 2015년 르노삼성 SM5·SM3 39만2천대 리콜이었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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