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주인 한눈 팔 때 차안 1500만원 훔친 남성

중앙일보

입력

주인이 잠시 한눈을 판 사이에 주차된 차 문을 열고 현금 1500만원을 훔친 40대 ‘게임광’이 구속됐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동대문 도매시장 납품업자 고모(40)씨의 승합차에서 현금 1500만원이 든 가방을 훔친 서모(45)씨를 절도 혐의로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고씨는 지난달 13일 새벽 3시쯤 자신의 승합차를 타고 서울 신당동 의류상가에 도착했다. 그는 도매상에게서 떼 온 옷을 소매상가에 팔기 전 분류 작업을 할 생각으로 운전석 밖으로 나가 조수석 옆 바닥에 앉았다.

 서씨가 고씨의 돈을 노린 건 이때였다. 조용히 차 옆으로 다가간 서씨는 고씨가 작업에 열중하는 사이에 운전석 문을 열고는 손을 뻗어 조수석에 놓인 가방을 낚아챘다. 고씨는 서씨가 달아날 때까지도 이를 알아채지 못했다. 주로 현금 거래를 하는 고씨의 가방 속에는 1500만원이 들어 있었다.

 작업이 끝난 후 가방이 없어진 걸 알아챈 고씨의 신고로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범행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를 모두 뒤져 서씨가 사건 당일 한 PC방에 들어가는 모습을 포착했다. 서씨가 경기도 부천의 한 PC방 단골이란 사실도 확인했다. 이 PC방에서 잠복하던 경찰은 지난달 28일 게임을 하러 들어오는 서씨를 덮쳤다.

 경찰에 따르면 검거 당시 서씨는 게임 중독 수준이었다고 한다. 절도 행위도 게임 아이템을 구입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권용하 중부서 생활범죄수사팀장은 “피의자가 밥 먹고 잠 자는 시간 외엔 게임만 해왔다고 한다. 훔친 현금 1500만원도 대부분 게임 아이템을 구입하는 데 썼다”고 말했다.

 서씨는 어렸을 때부터 크고 작은 범행을 일삼아 특수 강도 등 전과가 32건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그는 이번 범행 직전에도 절도 혐의로 수감돼 지난 2월 13일 출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