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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 언제 돌아오나 … 면세점들 개점 연기 목소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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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유커가 줄어 한산한 모습의 한 시내 면세점. 연말 5곳의 신규 면세점이 추가로 연다. [중앙포토]

유커가 줄어 한산한 모습의 한 시내 면세점. 연말 5곳의 신규 면세점이 추가로 연다. [중앙포토]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 측의 보복 조치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면세점 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기존 면세점이 매출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서울 시내만 연말까지 추가로 3개의 면세점이 문을 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신규 면세점의 개점 시기를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드 보복에 업계 매출 30~50% 하락 #연말 서울 3곳 문 열면 타격 심각

4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사드 부지 계약 체결 직후 인천공항 면세점의 3월 중국인 관광객 매출은 455억원으로 전달 대비 27% 줄었다. 이용객 수도 같은 기간 48만 명에서 31만 명으로 35% 감소했다. 면세점협회는 지난달 30일 인천공항공사 측에 ‘인천공항 면세점사업자의 임대료를 한시적으로 감면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시내 면세점의 상황은 더 심하다. 업계에선 따르면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다수 면세점 매출이 30~50% 정도 쪼그라들었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특히 중국 당국의 여행제한 조치 이후 매출 감소가 두드러진다고 한다.

자료: 한국면세점협회, 인천공항 내 면세점 5개사 기준

자료: 한국면세점협회, 인천공항 내 면세점 5개사 기준

지난해 면세점 업계의 총 매출은 사상 최대인 12조2757억원. 면세점협회는 유커 감소가 장기화하면 연간 최대 5조원가량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40%가 증발해버리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면세점 업계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될 공산이 크다. 지난해 새로 문을 연 신규 면세점들은 이제 겨우 손익분기점을 넘어서 흑자 전환을 했거나 앞두고 있는, 성장 동력이 확 꺾일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연말에 오픈을 할 신규 면세점이다. 현대면세점,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탑시티 등 서울 시내 면세점 3곳, 부산·알펜시아 면세점까지 총 5곳이 연말에 문을 연다.

익명을 원한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감소로 신규 면세점만 어려움을 겪으면 다행이지만, 기존 면세점까지 어려움이 전방위로 퍼질 게 뻔하다”며 “일본과 중국간 센카쿠열도 갈등 때도 여파가 2년간 지속된 만큼 최소한 1년 이상은 오픈을 연기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보세판매장 운영에 관한 고시(10조3항)는 관할 세관장은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 30일의 범위 내에서 1회에 한하여 영업개시 기간을 연장할 수 있게 돼 있다. 추가로 연장이 필요한 경우에는 특허심사위원회에서 추가 연장 여부를 논의해 결정할 수 있다. 하변길 관세청 대변인은 “아직 결정된 바는 없지만 면세시장 전반과 개점 예정업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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