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일본뇌염 주의보가 전국에 발령됐다. 질병관리본부는 4일 "제주 지역서 올해 처음으로 일본뇌염을 일으키는 매개체인 '작은빨간집모기'를 확인함에 따라 전국에 주의보를 내린다"고 밝혔다.
바이러스 가진 작은빨간집모기 물리면 일본뇌염 발생 #대부분 증상 없지만 일단 병 걸리면 30% 숨져 치명적 #지구 온난화 따라 주의보 발령 시점도 최근 앞당겨져 #아동 예방접종, 모기 기피제 사용 등 예방수칙 지켜야
보건당국은 매년 작은빨간집모기가 처음 발견되면 '주의보'를 발령하고, 환자가 발생하거나 매개 모기의 밀도가 높아지거나 채집 모기에서 일본뇌염 바이러스가 나오면 '경보'로 격상한다. 지난해엔 전국에서 28명의 일본뇌염 환자가 발생해 이 중 3명이 숨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일본뇌염은 바이러스를 가진 작은빨간집모기에 물렸을 때 혈액 내로 바이러스가 전파되면서 발생하는 급성 신경계 감염병이다. 이런 모기에 물린 사람의 99%는 증상이 없거나 미열이 나타나는 정도로 그친다. 하지만 일단 일본뇌염으로 진행되면 고열·두통·구토 등에 이어 의식장애와 경련이 나타난다. 결국 환자의 30%가 숨질 정도로 치명적이다.
병에서 회복돼도 언어 장애와 판단능력저하 등 후유증이 발생하기 쉽다. 다만 일본뇌염은 일본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돼지를 작은빨간집모기가 흡혈한 뒤 사람을 물었을 때만 전파되며, 사람 간에는 전파되지 않는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아직 제주 이외 지역에선 작은빨간집모기가 발견되지 않았다. 각 시도 보건환경연구원·보건소 등이 전국 64개 조사 지점에서 공동으로 모기 감시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구 온난화에 따라 모기가 나타나는 시점이 점차 빨라지고 있기 때문에 평상시 모기를 회피하고 일본뇌염을 예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실제로 주의보 발령 시점은 2006~2014년에 4월 중순과 하순을 오갔지만 2015년에는 4월 8일, 지난해는 4월 3일 등 최근 몇 년새 앞당겨지고 있다.
또한 밖으로 나갈 때는 밝은 색이나 품이 넓은 옷을 입는 게 좋다. 집에선 잘 때는 방충망·모기장을 써야 한다. 모기 유충의 서식지가 될 수 있는 집 주변 웅덩이나 막힌 배수로의 고인 물을 없애는 것도 바람직하다. 일본뇌염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으로 풀어봤다.
- 일본뇌염 매개 모기(작은빨간집모기)에 물리면 일본뇌염이 발생하나.
- "모든 일본뇌염 매개 모기가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가진 모기에 물렸을 경우 극히 일부에서만 병이 발생한다."
- 일본뇌염 매개 모기 유충은 주로 어디에서 사나.
- "주로 논과 연못, 관개수로, 미나리꽝, 빗물이 고인 웅덩이 등 비교적 깨끗한 물에서 서식한다. 모기 구제는 성충보다 유충이 더 효과적이다. 집 주변의 웅덩이 등 고인 물이 없도록 모기 방제를 철저히 하는 게 좋다."
- 일본뇌염 예방접종은 언제 받아야 하나.
- "매년 여름철에 받아야 하는 계절접종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생후 12개월~12세 아동은 권장 접종 연령에 맞춰 연중 어느 때나 접종받으면 된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