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노스, "지난달 22일 발사실패한 北 미사일은 운반 도중이나 기립 중 폭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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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북한의 갈마 공항 2번 활주로 위성사진(왼쪽). 폭발 흔적이 보인다. 좀 더 확대한 사진(오른쪽)을 보면 파편(debris)도 있다. [사진 38노스ㆍ디지털 글로브]

지난달 28일 북한의 갈마 공항 2번 활주로 위성사진(왼쪽). 폭발 흔적이 보인다. 좀 더 확대한 사진(오른쪽)을 보면 파편(debris)도 있다. [사진 38노스ㆍ디지털 글로브]

북한이 지난달 22일 오전 7시 49분 강원도 원산 갈마 공항 인근에서 발사 실패한 미사일은 운반 도중 또는 발사를 위해 미사일을 세우던 가운데 폭발했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가 3일(현지시간) 주장했다.

38노스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갈마 공항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2번 활주로에서 삐뚤어진 원 모양(지름 110m 크기)의 폭발 흔적과 파편이 발견됐다. 2번 활주로는 해변가 미사일 발사장으로 가는 경로에 있다. 38노스는 “(미사일 발사 시험 이전인) 지난달 19일 위성사진에선 보이지 않던 폭발 흔적”이라고 설명했다.

38노스는 또 미사일이 인근 발사 준비 건물(폭발 현장에서 400m 거리)로 옮겨지거나 발사장(650m 거리)으로 가던 중, 또는 이동형미사일발사대(TEL)에서 눕혀져있던 미사일을 똑바로 세우는 과정 중 폭발했을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38노스는 그 근거로 갈마 공항에 주둔한 북한의 전투기인 미그-21과 미그-19는 1번 활주로를 사용한다는 점을 들었다. 만일 항공기이나 차량이 폭발했다면 폭발 흔적은 원 모양이 아니라 길쭉하게 난다고 38노스는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정밀공업이 발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사일이 진동에 약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동 과정에서 미사일이 손상됐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38노스는 이어 폭발 현장에서 파편이 거의 다 치워진 것으로 보이며 지난달 28일 현재 특별한 활동은 목격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갈마 공항은 북한이 주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인 무수단미사일 시험 발사 장소로 사용했다. 38노스는 이를 근거로 지난달 22일 미사일 발사는 무수단미사일 성능 개선과 관련 있을 것으로 봤다. 한ㆍ미 정보당국도 북한이 당시 무수단 또는 무수단 개량형 미사일을 발사하려 했다고 잠정결론을 내렸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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