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통령후보가 경선 때의 경쟁 후보들을 모두 껴안는 ‘당 중심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공식화했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문 후보의 캠프가 당과 분리돼 대선 패배의 요인이 됐다는 지적을 의식한 움직임이다. 민주당은 이미 여의도 당사 7~8층을 선거대책위원회 공간으로 넉넉히 비워둔 상태다.
추미애 대표는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당 중심의 ‘통합 선대위’ 논의를 시작하겠다”며 “문재인 후보뿐만 아니라 안희정-이재명-최성-박원순-김부겸의 열정과 가치, 경륜을 함께 모아 국민에게 비전과 희망을 함께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 역시 전날 후보 선출대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제 본선에서는 민주당 선대위가 구성될 것이다. 사람들의 영입은 앞으로 더 광폭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실행 여부다. 당장 안희정·이재명 후보 캠프에 있었던 인사들을 영입해 화학적으로 어우러진 ‘진짜 통합’을 해내는 것이 문 후보로선 급선무다. 문 후보는 5년전에도 '용광로 선대위'를 지향했으나 현실은 달랐다.
안희정 캠프에 있던 비문진영 의원들을 포용하는 일은 현재로선 쉽지 않아 보인다.
안희정 캠프에 참여했던 박영선 의원은 이날 안 지사의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문 후보의 ‘양념’ 발언을 가리키며 “문 후보 측에서 상처에 소금을 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변재일 의원 역시 “확장성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당 내에선 “지금도 (문 캠프가) 저렇게 매머드급인데 과연 더 큰 통합이 가능하겠느냐”, “하더라도 구색 갖추기가 될 것”이라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정권교체를 위한 후보가 선출됐으니 도우라면 누가 강하게 거부하겠느냐마는, 실제 적극적으로 영입제안을 받은 인사들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