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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펄에서 휴대폰ㆍ지갑 등 48점 발견…소유 확인된 건 이준석 선장 뿐

중앙일보

입력

3일 오전 전남 목포신항에 정박중인 세월호의 모습. 해수부는 4일까지 세월호 선체의 무게를 줄이기 위한 배수와 펄 제거작업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강정현 기자

3일 오전 전남 목포신항에 정박중인 세월호의 모습. 해수부는 4일까지 세월호 선체의 무게를 줄이기 위한 배수와 펄 제거작업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강정현 기자

3일 해양수산부는 세월호 선체가 있는 반잠수식 선박 인근에서 펄 제거 작업을 하며 총 48점의 유류품을 수거했다고 밝혔다. 여기엔 전날 발견된 것으로 알려진 이준석 선장의 여권 외에 옷가지와 휴대폰, 작업화 등이 추가로 포함됐다.

내일까지 세월호 무게 줄이기 작업 박차 #오전 11시 시험천공 시작으로 21곳 선체 구멍 뚫어 #절단한 선미 램프 3일 7시 침몰해역에서 수거

해수부는 2일 오후 5시까지 세월호가 실린 반잠수식 선박 갑판에서 펄 제거 작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세월호 조타실이 있는 선수 쪽에서 이준석 선장의 손가방이 발견됐다. 그 안에서 여권, 신용카드, 통장이 나왔다. 아울러 통장 지갑, 필기구(연필 4개ㆍ색연필ㆍ볼펜), 수첩 9개, 모포, 휴대폰, 화장품 샘플, 작업화, 스웨터, 넥타이 등도 수거됐다. 이철조 해수부 세월호 현장수습본부장은 “여권 이외에 나머지 유류품의 경우 펄과 유성혼합물(바닷물·기름) 등이 묻어있어서 소유자를 아직 확인 못 했다”며 “건조, 세척작업 등을 거쳐 소유자를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 45분쯤에는 뼛조각 1점이 추가로 발견됐다. 해수부는 이 뼛조각도 오전 5시 발견된 뼛조각 9개와 마찬가지로 돼지 뼈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3일 오전부터는 세월호 육상 이송을 위한 선체 천공 작업이 시작됐다. 선체 왼쪽 화물칸인 D 데크에 21곳의 구멍을 뚫는 작업이다. 이곳으로 선체에 담겨 있는 바닷물과 펄 등을 빼내기 위해서다. 해수부는 천공 작업을 하는 것에 대해 2일 세월호 선체조사위의 동의를 얻었다. 이철조 본부장은 “3일 오전 11시 선체조사위 부위원장 입회하에 시험천공을 진행했다”며 “구멍 하나당 10㎝ 크기로 뚫으면 약 1400t까지 배수될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양은 실제 천공을 해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해수부는 세월호 침몰의 한 원인으로 지목받는 평형수 탱크에 대한 천공은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천공 작업을 하는 것은 세월호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다. 해수부와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세월호의 현재 무게는 선체 무게만 보면 7000t 정도지만 실제는 1만3460t으로 추정된다. 선체 안에 바닷물과 펄 등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세월호를 싣고 육상으로 옮길 모듈 트랜스포터(MT)가 지탱할 수 있는 무게는 약 1만3000t 수준이다. 그러므로 안전하게 이송 작업을 하기 위해선 460t 이상을 줄여야 한다. 이 작업은 4일까지 마쳐야 한다. 세월호를 목포신항 철재 부두에 내려 놓는 ‘육상 이송’ 작업은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크지 않은 소조기에만 가능하다. 가장 빠른 소조기는 4~8일이다. 이번 소조기를 놓치면 2주 뒤에 작업을 해야 한다.

선체 주변의 진흙 및 펄 제거 작업도 내일 까지 끝내야 한다. 세월호를 받치고 있는 리프팅빔 아래와 반잠수선 갑판 위에 쌓인 펄을 모두 치워야 선체 육상 이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456대의 MT가 리프팅빔과 반잠수선 갑판 사이의 빈 공간을 통해 세월호 밑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다. 해수부는 2일까지 당초 목표인 70㎥의 두 배가 넘는 146㎥의 펄을 수거했다. 3일에도 약 100명의 인력을 펄 제거작업에 투입한다. 펄 안에 유골이나 유류품이 섞여 있을 수 있는 만큼 선체조사위원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직원의 감독 하에 펄을 자루에 담아 보관하게 된다. 이철조 본부장은 “펄 제거 작업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어 오늘 중으로 대략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며 “최종 마무리 작업까지 하면 4일에 모두 끝난다”고 말했다.

한편 세월호 침몰해역의 해저면 수색작업은 잭킹바지선을 고정했던 묘박줄 등 수중에 있는 장애물을 치운 뒤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앞서 3일 오전 7시에는 세월호 인양과정에서 절단됐던 선미 왼쪽 램프가 침몰해역에서 수거됐다. 해수부는 향후 상하이샐비지 잠수사 20여 명을 2인 1조 교대로 철제펜스 안에 투입해 해저면 3만2000㎡를 두 달간 조사한다. 장기욱 해수부 선체인양과장은 “2일 오후 7시 20분쯤 잠수사들이 처음 투입됐으나 대조기라 잠수 시간이 부족했다”며 “장애물 제거 작업이 완료되고 소조기가 시작하는 4일 이후 수색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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