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선발 예고한 김성근, LG G6 꺼내든 양상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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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전 선발 투수 소사를 G6로 예고하는 양상문 감독(오른쪽). 김민규 기자

개막전 선발 투수 소사를 G6로 예고하는 양상문 감독(오른쪽). 김민규 기자

31일 막을 올리는 프로야구 개막전 선발이 모두 공개됐다. 10개 팀 모두 외국인 투수를 선발로 내세웠다.

미디어데이서 31일 프로야구 개막전 선발투수 공개 #10명 모두 외국인투수, 두산 니퍼트는 6번째

디펜딩 챔피언 두산은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개막전에 니퍼트를 내세웠다. 니퍼트는 통산 80승을 거둔 명실상부한 두산의 에이스다. 올해로 KBO리그 7년째를 맞는 니퍼트는 2011~14, 16년에 이어 통산 여섯 번째로 개막전 선발을 맡게 됐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해 한화전 성적도 좋았고, 에이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맞서는 한화는 새 외국인 투수 비야누에바를 내세운다. 지난 2년간 김성근 한화 감독은 미디어데이에서 선발을 먼저 공개한 적이 없다. 그러나 이번만은 달랐다. 김 감독은 "2년 연속 안 예고를 하지 않으니까 졌다. 42번이 나간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이태양이 "(42번은)비야누에바"라고 설명했다. 비야누에바는 시범경기 3경기에서 11이닝을 던지면서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11시즌을 뛴 비야누에바는 51승 55패 평균자책점 4.31을 기록했다.

사진=김민규 기자

사진=김민규 기자

'기선제압을 해달라'는 진행자의 말에는 가벼운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김태형 감독은 "중학교 1, 2학년 때 감독이셨고 같은 침대에서 잠도 잤는데 어떻게 기선제압을 하나"라고 말한 뒤 "이기는 게 기선 제압 아닌가. 이기겠다"고 웃었다. 김성근 감독은 "여기(미디어데이)에서는 (두산이)이겨도 된다. 대신 잠실에서는 우리가 이기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지난 2년은 0.2%가 모자라 가을 야구를 못한 것 같다. 올해는 0.2%를 보강해 가을 야구를 하겠다"는 각오도 드러냈다.

양상문 LG 감독은 독특한 방법으로 선발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양 감독은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말한 뒤 LG전자의 G6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화면에는 'LG트윈스 개막전 선발투수 헨리 소사'라는 문구가 지나갔다. 양 감독은 "한 번 해보고 싶었다"고 웃으며 "내가 LG 사령탑을 맡고 넥센전 상대전적이 매우 좋다"며 자신감을 드러내다. LG는 당초 허프가 에이스를 맡을 예정이었지만 무릎 부상으로 시즌 초반 결장하게 됐다. LG와 맞서는 홈팀 넥센은 에이스 벤헤켄이 나선다. 좌완 밴헤켄은 쌍둥이 킬러다. 2012년부터 LG를 상대로 19경기에 나와 12승 4패 평균자책점 2.58을 기록했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홈 팬들의 잔치인만큼 즐거움을 선사하겠다"고 했다.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는 SK-kt전에선 켈리와 로치가 나선다. SK는 간판투수 김광현이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켈리가 에이스의 중책을 맡았다. 오른손 정통파 켈리는 지난해 200과3분의1이닝을 던지며 탈삼진 2위(152개)에 올랐다. 시범경기에서는 2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3.00의 준수한 성적을 냈다. 로치는 올해 새롭게 kt 유니폼을 입었다. 로치는 마지막 시범경기 등판인 한화전에서 6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치며 합격점을 받았다. 김진욱 kt 감독과 트레이 힐먼 SK 감독은 "멋진 야구를 보여드리겠다"고 입을 모았다.

대구에서 KIA를 맞이하는 김한수 삼성 감독은 페트릭을 선발로 예고했다. 페트릭은 시범경기 2경기에서 8이닝 7실점(5자책)하면서 평균자책점 5.63에 그쳤다. 페트릭은 경력이 화려한 편은 아니라 외국인선수 중 가장 낮은 연봉(45만 달러)를 받는다. 키 1m90㎝의 타점 높은 곳에서 뿌려 땅볼을 유도하는 능력이 좋은 편이다. KIA는 검증된 카드인 헥터가 나선다. 헥터는 지난해 15승5패, 평균자책점 3.40을 기록하며 양현종과 함께 마운드의 핵심으로 섰다. 김기태 KIA 감독은 "원정 개막전에서 승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부산·경남 라이벌' 롯데-NC전도 외국인 투수 대결로 펼쳐진다. 롯데는 레일리, NC는 맨십이 선발을 맡는다. 지난해 두 팀의 대결에선 상대전적 15승1패로 NC가 롯데를 압도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NC전에서 고전했는데 개막전부터 연패를 끊고 시작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경문 NC 감독은 "지난해 운이 좋아서 롯데를 많이 이겼다. 우리 투수들이 얼마나 이대호를 잘 막느냐에 따라 가름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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