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는 아재도 춤추게 한다...PC방 다시 찾는 '스타 세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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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출시 예정인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트 [중앙 DB]

올 여름 출시 예정인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트 [중앙 DB]

3040 ‘스타 세대’ 아재들이 들썩였다. 한국의 민속놀이라고도 불리는 ‘스타크래프트’의 리마스터 버전 출시 소식 때문이다.

스타크래프트는 1998년 출시된 20년 차 게임이다. 테란·프로토스·저그 세 종족의 절묘한 전략적 균형 덕에 한국에서만 450만 장이 팔릴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 전국적인 PC방 열풍을 이끌었던 게임도 스타크래프트다. 

게임이 20년 차가 된 만큼 당시 게임을 즐기던 학생들은 직장인 아재가 됐다. ‘스타 세대’들은 스타크래프트에 얽힌 저마다의 무용담을 풀어놓으며 출시 날짜를 기다리고 있다.

고교시절 ‘잠원동 홍진호(프로게이머)’가 별명이었다는 직장인 서원석(31)씨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오랜만에 회사 앞 PC방에 나가 손 좀 풀어야겠다. 지루했던 삶에 낙이 하나 생긴 기분이다”고 말했다. 직장인 윤모(30)씨는 “이제 회사 회식은 PC방에서 해야겠다. 스타만큼 팀워크를 다지는 데 좋은 게임이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스타크래프트를 하다 게임회사에 입사한 사람도 있다. 게임회사 넷마블에 재직 중인 정모(30)씨는 “학창시절 스타에 빠져 살다 게임회사까지 입사하게 됐다. 2000년대 초반까지 PC방 손님 10명 중 7~8명은 스타 하던 사람들이었다”고 말했다.

스타크래프트 재출시를 기념해 동창회를 열자는 반응도 나온다.  부천에사는 김윤호(30)씨는 “친구들과 야자시간에 몰래 빠져나와 PC방에서 스타를 즐기던 추억이 생생하다. 이제는 그 때 그 멤버 그대로 PC방에 모여 스타도 하고 소주도 한잔하고 싶다”고 말했다.

게임 회사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스타크래프트 발매 19주년 기념행사에서 올여름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버전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한국의 스타크래프트 팬들에게 ‘마사장’으로 불리는 마이크 모하임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에서의 열광적인 지지가 아니었다면 스타크래프트가 e스포츠 유행의 중심에 설 수 없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김민관 기자 kim.mink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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