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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동맹군 오폭 이라크 모술 희생자 200명 아니라 500여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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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슬람국가(IS)로부터 수복된 이라크 모술에서 22일(현지시간) 시민들이 폐허 속을 걷고 있다. 이 지역에선 지난 2주간 동맹군의 폭격으로 사망한 민간인이 500명이 넘는다는 중동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AP=뉴시스]

최근 이슬람국가(IS)로부터 수복된 이라크 모술에서 22일(현지시간) 시민들이 폐허 속을 걷고 있다. 이 지역에선 지난 2주간 동맹군의 폭격으로 사망한 민간인이 500명이 넘는다는 중동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AP=뉴시스]

이라크 모술 서부에서 미군이 주도하는 국제동맹군의 오폭으로 인한 민간인 사망자가 당초 알려진 200여 명이 아니라 500여 명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동 전문매체 뉴아랍은 26일(현지시간) 지난 2주 동안 오폭으로 모술에서 사망한 민간인이 511명이며, 15세 이하 어린이 187명이 포함돼 있다고 이라크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15세 미만 어린이도 187명, 미 중부 사령부 "경위 조사 중"

 모술 서부 폭격은 17~23일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공격하기 위해 국제동맹군이 실시했는데,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오폭이 일어난 지역에서 수백m 떨어진 곳에서도 사망자가 나온 만큼 앞으로 민간인 피해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뉴 아랍은 전했다. 현재 시신 511구가 수습됐는데, 200여 구는 심하게 훼손돼 신원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이번 오폭은 2003년 미국의 이라크 공격 이후 민간인에 대한 최대 규모의 피해가 될 수 있다. 국제 조사단이 27일 모술에 도착해 활동을 시작했다.

 국제동맹군이 국제적으로 금지된 무기를 폭격에 사용했을 수 있다는 의혹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이라크군 관리는 “폭탄 중 6개가 표적이 된 거리와 인접한 골목 3곳을 파괴했는데, 희생자들의 상태를 봐도 그렇고 융합된 철이나 깊은 분화구 등은 통상적인 무기로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뉴아랍에 말했다.

 살림 알주부리 이라크 의회 의장은 25일 국제동맹군의 오폭에 대해 “매우 심각한 일이 벌어졌다”며 “왜 대규모로 민간인이 숨졌는지 안보 관련 기관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제동맹군은 25일 낸 성명에서 “공습자료를 본 결과 지난 17일 이라크군의 요청에 따라 연합군이 IS 전사와 장비를 공습한 지역이 모술 서부로,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한 지역과 일치한다”며 오폭을 사실상 시인했다. IS 공습을 지휘하는 미 중부사령부도 성명에서 “끔찍한 비극의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며 “민간인 피해를 피하는 대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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