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도 나온 세계바둑대회, 박정환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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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박정환(오른쪽) 9단이 월드바둑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미위팅 9단과 대국을 하고 있다. [사진 한국기원]

박정환(오른쪽) 9단이 월드바둑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미위팅 9단과 대국을 하고 있다. [사진 한국기원]

박정환(24) 9단이 인간과 기계의 첫번째 풀리그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3일 일본 오사카 일본기원 관서 총본부에서 열린 ‘월드바둑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박 9단은 미위팅 9단에게 190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일본 인공지능’ 딥젠고 꺾은 박 9단 #미위팅 9단에 190수 만에 불계승 #2년 만에 세계대회 우승, 상금 3억원

이날 박 9단과 미위팅 9단은 초반부터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미위팅 9단은 철저한 실리 작전을 펼쳤고, 박 9단은 중앙에 세력을 쌓으며 실리에 맞섰다. 좌변과 좌하귀에서 벌어진 접전에서 박 9단이 승점을 올리면서 형세가 박 9단 쪽으로 기울었다. 판을 뒤집기 어렵다고 느낀 미위팅 9단은 결국 돌을 던졌다.

이날 대국은 2연승을 거둔 선수끼리의 결승전이었다. 박 9단은 21일 이야마 유타 9단에 이어 22일 일본의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딥젠고(DeepZenGO)’를 꺾었다. 미위팅 9단 역시 ‘딥젠고’와 이야마 유타 9단을 차례로 물리쳤다.

3연승을 거둔 박 9단은 우승 상금 3000만엔(약 3억원)의 주인공이 됐다. 박 9단의 세계대회 우승은 2015년 2월 LG배 이후 2년 1개월 만이다. 준우승을 차지한 미위팅 9단은 1000만엔(약 1억원)의 상금을 받았다.

박정환 9단은 “특히 딥젠고와의 대국이 가장 어려웠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많았지만 끝까지 기회를 기다렸다. 운이 따라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바둑을 두면서 내 실력이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이번 대회는 내가 바둑적으로 많이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일한 AI 선수 ‘딥젠고’는 3위를 차지했다. ‘딥젠고’는 이날 이야마 유타 9단에게 235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딥젠고’는 미위팅, 박정환 9단과의 대국에선 종반에 치명적인 문제점을 노출했지만, 이날 대국에서는 안정적인 반면 운영으로 순조롭게 승리했다. 3·4 위를 차지한 ‘딥젠고’와 이야마 유타 9단은 각각 상금 500만엔(약 5000만원)을 받았다.

오사카=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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