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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소래포구, 잇단 재래시장 화재 왜?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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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3호 02면

18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소래포구에서 화재가 발생해 철제 뼈대만 남아 있다. 어시장 좌판이 전소됐고 인근 상가 건물 횟집도 피해를 봤다. 장진영 기자

18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소래포구에서 화재가 발생해 철제 뼈대만 남아 있다. 어시장 좌판이 전소됐고 인근 상가 건물 횟집도 피해를 봤다. 장진영 기자

인천시 남동구 소래포구 어시장에 18일 오전 1시36분쯤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어시장 내 좌판 220곳과 점포 20곳이 불에 타 소방서 추산 6억50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났다. 새벽 시간이라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날 오전 들른 소래포구 어시장 내부엔 앙상한 철제 구조물만 보였다. 생선들이 쌓여 있던 좌판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입을 벌리고 불에 타 죽은 조개들이 가득했다. 소래포구에서 15년간 장사를 했다는 박경림(54ㆍ여)씨는 “주말이 대목이라 어제 생선을 가득 주문했었는데…”라며 눈물을 훔쳤다.

좌판 220곳 등 6억5000만원 피해 #변압기 과부하 등 전기 불량 탓 #화재공제 가입해야 피해 최소화

소래포구에선 2010년 1월과 2013년 2월에도 화재가 발생해 각각 점포 25곳과 36곳이 불에 탔다. 변압기 용량 부족 등이 화재 원인으로 꼽혔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날 1차 감식 결과 어시장 ‘가’ 구역에서 발화 의심 지점을 포착했다. 경찰 관계자는 “불에 타서 떨어진 전선을 조사했고 여러 부위에서 전선이 끊어진 흔적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재래시장 화재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11월 대구 서문시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점포 679곳이 불에 탔고 올해 1월에는 여수 수산시장 화재로 116개 점포가 잿더미로 변했다. 재래시장은 특성상 냉장고와 수조 등을 사용하기 위한 전기 시설이 밀집해 있어 화재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지난 여수 수산시장 화재 때는 전선 수십 개가 콘센트 하나에 연결돼 있었고 과부하를 막을 수 있는 배전반은 설치되지 않았다.

서울시가 최근 5년(2012~2016년)간 전통시장에서 발생한 화재 51건을 분석한 결과 절반가량이 누전 등 전기적 요인으로 화재가 발생했다. 최영상 대구보건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점포 내 누전차단기를 설치하고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전기 과부하나 누전으로 인한 화재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서문시장 화재를 계기로 보험료가 비싼 민간 화재보험을 대신할 수 있는 전통시장 화재공제를 올해 도입했다. 상인들이 부담하는 연간 공제료는 6만~10만원(보상금액 한도 2000만원 기준) 수준으로 저렴하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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