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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자택 정치 시동?…올림머리 미용사 사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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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자택에 돌아온 지 이틀째인 14일에도 집 밖을 나서지 않았다.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의 소환 일정을 저울질 중이란 얘기가 나왔지만 박 전 대통령은 침묵했다. 대신 박 전 대통령의 ‘호위무사’를 자임한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대통령을 끝까지 지키겠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날 오전 7시 30분쯤 박 전 대통령의 전담 미용사였던 정송주 원장과 메이크업 담당이었던 정매주 원장이 삼성동 자택을 찾았다. 정 원장은 세월호 참사 당일에도 청와대를 찾아 박 전 대통령의 머리를 손질했다. 정 원장 등은 약 2시간 가량 자택에서 머물렀다. 정씨의 방문으로 박 전 대통령이 대외 활동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지만, 외출하지 않았다.


정 원장이 자택에 들어간 지 1시간 반 후 탄핵심판 대리인단이던 김평우 변호사가 자택을 찾았지만 사전 방문 약속이 잡혀 있지 않아 발길을 돌렸다. 박 전 대통령의 자택 주변에는 이날 내내 지지자 50여명이 모여 “탄핵 무효”를 외쳤다.

친박계 의원들은 다시 결집하고 있다. 김진태 의원은 이날 "애국시민들이 내미는 손을 뿌리치기 어려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역사에서 진실을 밝히겠다”며 “누구도 더는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탄핵당한 대통령이라고 해서 삼성동 자택에서 고립무원으로 홀로 살아가도록 내버려 두라는 것은 너무나 가혹하고 혹독한 처사”라며 “대통령이 탄핵당했다고 해서 인간적인 의리를 끊으라고 하는 것은 저에게 어떤 비난이 쏟아지더라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썼다. 최 의원과 윤상현 의원 등 친박계 의원들이 정무ㆍ법률ㆍ공보 등 분야별로 역할을 분담하기로 했다는 설에 대해서는 “누구는 무슨 일을 맡는다는 식으로 구체적인 업무를 정한 일도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친박 의원들이 헌재 선고에 불복하고 수구 보수세력을 재결집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라며 “이는 역사의 퇴행”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이 소위 사저 비서실 8인방과 정치적 도모를 하고 검찰 수사에 대비하겠다는 것은 국민과 역사의 흐름을 모르는 파렴치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춘추관 등 내부 건물에서 박 전 대통령의 사진을 철거했다.

안효성ㆍ김민관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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