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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 『나는 진보주의자도, 보수주의자도 아닌 중간이다』, 『우리는 수구주의와 급진적 개혁주의의 양극을 배제, 온건한 개혁노선을 표방해….』
이 두가지 말은 무엇이 다른가. 앞의 것은 김영삼총재, 뒤의말은 김대중위원장의 말이다.
▼광주를 방문한 노태우총재에게 어디서 달걀3개가 날아왔다. 그중 1개가 그의 어깨에 떨어졌다.
『달걀은 민주주의의 좋은 양념으로 없는 것보다 있는게 낫다.』 노총재의 코멘트. 옛날 여당의 자세는 아니다. 반대를 받아들일만큼 여당도 눈을 뜨고 있는 것일까.
▼84년9월 소련의 이즈베스티야신문은 『소련 인구가 얼마나 오래 서있나』 를 조사한 일이 있었다. 서독의 「현대소련연구소」소장「M·보스롄스키」박사가 최근내한, 그 결과를 소개했다. 이 통계에 따르면 소련 사람들은 1년동안 6백50억시간을 서서있다. 소비재를 구입하려는 줄서기에 허비되는 시간이다. 연으로 환산하면 7백4O만년. 사회주의 국가를 이해하는데 더없이 좋은 자료다.
▼10월19일 뉴욕증시의 크래시현상은 세기적 사건으로 기록될것같다. 아직도 그 여진은 계속 번지고 있다. 당세 최대의 경제학자로 꼽히는 「P·새뮤얼슨」 교수(미MIT) 의 말을 들어보자.『어찌된 영문인지 나도 모르겠다. 앞으로 더 계속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그것은 심리학의 세계에서나 알수 있는 일이다. 경제학과는 별세계다.』
▼「J·K·갤브레이드」교수(미하버드大) 의 진단. 『이번 사태는 레이거노믹스(「레이건」경제정책)의 종장을 기록하고 있다. 엄청난 무역적자를 연출한 것은 「M· 프리드먼」교수의 통화론적 주장이었다.…분명한 교훈은 이젠 마술이나 기도로는 문제를 회피할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M·프리드먼」 교수 (미시카고大 명예교수) 의 견해가 궁금하다.
『시장은 실물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가를 예언한다. 밤중에 닭이 울면 언제 날이 밝는지를 알수 있다. 미국경제는 앞으로 6∼9개월을 고비로 리세션 (경기후퇴) 이 시작될 것이다.』
▼이들의 말은 타임잡지의 말마따나 「고도의 흥분시대」 였던 80년대가 몇년 앞질러 벌써 와르르무너지는 소리를 대변하는 것도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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