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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한옥 전통미에 현대적 감각 더한 4색 식문화 공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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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전통문화에 현대적인 감각이 더해진 공간이 주목 받고 있다. 한국적이라는 뜻의 ‘코리안(Korean)’과 현대적인의 ‘컨템퍼러리(Contemporary)’가 합쳐져 ‘코리안 컨템퍼러리’ 공간이 완성된다. 오는 4월 이 같은 공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가이드북이 발간된다. 한국 전통 공간부터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인테리어 등을 소개하는 『한국적 생활문화공간 가이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주관으로 발행되는 가이드북으로 한국적 식문화 공간을 주제로 개성 넘치는 네 가지 공간을 보여준다.

한국적 생활문화공간 가이드

한국적 공간의 문과 창이 가이드북의 서두를 연다. 창호의 어원과 정의를 시작으로 창호의 분류, 현대 생활공간에서의 적용 사례 등을 소개한다. 글을 쓴 한양대 실내건축디자인학과 남경숙 교수는 “서양 건축에서는 창(window)과 문(door)이 기능과 형태적으로 뚜렷이 구분되지만 한국 건축에서는 그렇지 않다”며 “창호(窓戶)는 창(窓)과 호(戶)의 복합어로 창과 문을 총칭한다”고 설명했다.

오가헌

오가헌

한옥의 대표적인 식문화 공간으로는 광주시 동구 ‘오가헌’이 소개됐다. 2009년 문을 연 이곳은 77칸 한옥의 일부로 현재는 본채·사랑채·별채로 이어진 5개의 한옥으로 구성돼 있다. 호텔은 물론 연회·전통혼례 공간이 마련돼 있어 가족들과 편히 쉬거나 사물놀이패가 연주하는 흥겨운 전통혼례를 경험할 수 있다. 가이드북에는 오가헌의 자세한 정보부터 600여 개가 넘는 문과 창으로 햇살이 비치는 오가헌 실내 사진 등이 실린다.

석파랑

석파랑

조선의 마지막 왕 고종의 아버지인 흥선대원군이 별장으로 찾던 석파정의 사랑채를 고스란히 옮겨온 서울 홍지동의 석파랑도 구경할 수 있다. 1993년부터 한식당으로 문을 연 이곳은 현재 김주원 대표와 뉴욕에서 요리를 공부하고 돌아온 그의 딸 김수진 실장이 운영하고 있다.

역사적인 공간에 놓여진 서구식 테이블과 의자가 눈길을 끄는 이색적인 공간이다. 석파정 김 대표는 “전통 문을 형상화한 칸막이를 설치하는 등 2009년부터 전통문화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하기 시작했다”며 “전통만 고집하지 않고, 전통을 재해석해 현대와의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죠꽁드

죠꽁드

전통적인 문과 창의 디자인 요소를 직접 사용하지 않고 현대적으로 바꾼 공간도 소개된다. 콘크리트 구조의 1층과 한옥이 혼재된 서울 삼청동의 카페 ‘죠꽁드’는 한국적인 공간과 현대적인 공간의 조화로움을 보여준다. 콘크리트 건물이지만 전통 디자인 소품으로 내부를 장식한 서울 가회동의 레스토랑 ‘떼레노’도 볼 수 있다. 이곳에는 전통 발과 한지로 만든 창호문 장식 등 한국적 요소가 곳곳에 놓여져 고풍스러운 멋을 낸다.

한국적 공간 연출하는 방법도 소개

중국 베이징 한국문화원의 접견실 공간 연출을 담당한 양태오 디자이너가 말하는 ‘한국적 공간 연출하기: 6문 6답’도 볼 수 있다. 인테리어에 처음 도전하는 사람들이 알면 유용한 공간 구성 팁부터 추천 소품, 안목을 기르는 방법 등을 상세히 설명한다.

양태오 디자이너는 “한국 전통 인테리어라고 해서 일반 아파트와 동떨어진 것이 아니다”며 “민화와 책화도 등을 서재나 거실에 배치하면 멋있는 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이드북은 국문과 영문으로 발간된다. 4월 첫째 주부터 둘째 주까지 국외 문화원 41곳과 홍보원 등 관련 기관과 단체에 배포될 예정이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공공공간사업팀 김지윤 주임연구원은 “실제 공간의 운영자 및 관련 전문가의 인터뷰와 함께 추천 소품까지 담아 누구나 쉽게 한국적 공간을 이해할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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