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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동남아 고객에 손짓하는 면세점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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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피해가 예상되는 면세점업계가 중동 ‘큰 손’과 동남아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아직까지 중국인 관광객 수가 눈에 띄게 줄진 않았지만 15일부터 중국의 여행제한 조치가 시작되는 만큼 시장 다변화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사드 보복 피해 관광시장 다변화 #갤러리아, 무슬림 여행사와 계약

한화갤러리아의 갤러리아면세점은 다음달 중동 현지 여행 박람회에 참여해 현지 에이전트와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앞서 지난달에는 중동 무슬림 여행사 2곳과 송객 계약 체결을 완료한 바 있다. 중동 고객을 위해 여의도 63빌딩 내 상층부 고급레스토랑 4곳은 한국관광공사의 할랄 인증 ‘무슬림 프렌들리’ 등급을 지난해 하반기에 획득했다. 갤러리아면세점 관계자는 “중동 고객의 구매력은 중국인보다 30% 높고, 의료 관광 목적 방문객도 많아 ‘포스트 유커’로 주목받고 있다”며 “문화적 공감 폭이 넓은 국내 거주 무슬림 유학생과 직장인을 분기별로 63빌딩에 초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남아 여행사와의 송객 계약도 늘릴 계획이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한성호 면세사업본부장은 “동남아 79개사와 이미 송객 계약을 맺었지만 대상을 확대할 것”이라며 “면세시장의 불확실성을 관광객 다변화, 개별관광객 유치, 외국인 VIP 마케팅 강화 등으로 극복해 사업성 제고의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면세점들도 비(非) 중국인 고객을 늘릴 계획이다. 신라면세점은 일본 온라인 개별관광객 1위 여행사인 라쿠텐 트래블과 1월말부터 제휴를 맺고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있다. 또 동남아 취항 항공사들과 전략적 제휴를 추진 중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오픈 당시부터 개별관광객 유치와 국적 다변화를 목표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오고 있다. 지난 11월 타이페이에서 열리는 ‘한국문화관광대전’에 참여해 대만 관광객 유치 활동 진행했고, 12월에는 말레이시아·태국·필리핀 지역의 관광객을 늘리기 위해 에어아시아와 협약을 맺었다.

지난해 국내 면세산업 규모는 12조3000억(매출)에 달한다. 이 중 67%가 외국인으로부터 나왔는데 고객의 70~80%는 중국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하루 아침에 중동 큰손이나 동남아 관광객을 대거 유치하긴 힘들다”면서도 “사드 보복과 같은 변수가 또 튀어나오지 말란 법이 없기 때문에 미리 고객 다변화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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