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도 쓸 건데” 여성청결제 만든 한의대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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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여성청결제를 만든 홍희연(앞줄)씨와 편수헌·김정희·이창재·양원모씨(뒷줄 왼쪽부터). [프리랜서 김성태]

여성청결제를 만든 홍희연(앞줄)씨와 편수헌·김정희·이창재·양원모씨(뒷줄 왼쪽부터). [프리랜서 김성태]

한의학도들이 의기투합해 여성청결제를 만들었다. 강의를 통해 배운 지식을 현장에 적용하자는 취지로 도전해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대전대 한의대생 5명으로 이뤄진 창업기업 ‘러브허브’ 얘기다.

대전대 이창재·홍희연씨 등 창업 #한약재 사용한 천연제품 이달 출시

대전대 한의대 본과 3학년인 홍희연(24·여)씨와 이창재(26)씨는 지난 2015년 9월 창업을 구상했다. 가장 먼저 대학 내 창업지원센터를 찾았다. 이곳에서 ‘창업이 무엇인가’를 배운 두 사람은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제품생산·마케팅 등 전문교육을 받았다.

어떤 제품을 만들 것인지도 고민이었다. 한의대생과 주변 친구를 대상으로 “대학생 창업에 적합한 게 뭘까?”라는 설문조사를 했다. 뜻밖에도 여성청결제를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많았다. 시중에 수많은 청결제가 출시됐지만 정작 상당수 소비자들은 안전성에 의구심을 갖고 있었다.

한의학도답게 ‘안전성을 기반으로 한약재를 사용한 천연제품을 만들면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업계획서를 만들고 교내 창업지원센터에 창업을 신청했다. 제품 연구부터 생산라인 계약, 서류 작성 등 시간이 지날수록 일이 늘어났다. 재료 하나를 고르는 데만 며칠이 걸릴 정도로 신중을 기했다. 손이 모자라 같은 과 동기인 편수헌(24)·양원모(24)씨와 후배 김정희(22·여)씨를 영입, 행정절차와 연구·현장방문 등으로 업무를 분담했다. 강의도 소홀할 수 없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종일 강의가 이어졌다. 5명이 모두 모이는 건 오후 7~8시쯤에나 가능했다. 이 때문에 제품 연구는 주로 밤샘 작업을 통해 이뤄졌다.

1년가량 제품연구와 마케팅, 특허출원, 생산에 매달린 이들은 지난해 9월 시제품을 개발했다. 이후 3~4개월간 보완작업을 거쳐 지난 1월 ‘女人宮(여인궁)’이라는 브랜드의 여성청결제를 만들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피부과 테스트와 안점막 테스트, 안정성 테스트도 통과했다. 이르면 이달 말 시중에 출시된다. 이창재씨는 “여자친구, 어머니도 사용할 제품이라고 생각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고 했다.

홍희연씨는 “ 졸업 후에도 한약재를 이용한 제품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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