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 품은 폭스콘, 도시바 반도체도 겨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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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애플 아이폰 조립업체로 유명한 대만의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이 일본 도시바 반도체 사업 인수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플래시 메모리 부문 인수 뜻 밝혀 #해외 투자펀드와 공동 입찰 계획 #“독점금지법 적용 안 받아” 자신감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궈 타이밍(사진) 폭스콘 회장은 1일 중국 광저우의 디스플레이 공장 착공식에서 “폭스콘이 도시바의 플래시 메모리칩 부문을 인수하기 위해 분명히 입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입찰에) 매우 자신 있으며 진지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일본 샤프를 인수한 폭스콘이 도시바의 메모리 반도체까지 사들이면 디스플레이와 메모리 기술, 조립과 부품공급을 모두 아우르게 될 전망이다.

도시바는 미국 원전사업 실패로 자본잠식에 빠져 자금조달이 시급한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도시바가 반도체를 전부 넘길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1조5000억~2조5000억 엔(약 15조~25조원) 사이에서 매각 대금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와 관련 궈 회장은 “도시바의 경영을 돕기 위해 자금을 쏟아부을 수 있다. 다른 파트너와 팀을 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투자펀드 등과의 공동 인수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궈 회장은 희망 지분 분량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인수 ‘궁합’을 강조했다.

그는 “도시바가 고려해야 할 것은 돈이 아니다. 도시바는 생산능력을 대폭 늘려야 하고 차세대 기술을 공동 개발할 파트너가 필요한데 폭스콘이 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폭스콘은 제조서비스 기업이라 반도체 독점금지법이 문제 되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한국의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리지 등은 반독점법 탓에 지분 전량 인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폭스콘이 2019년 완공되는 광저우 공장에서 초대형 TV용 패널을 매월 9만 장 규모로 생산할 계획이라며 “자체 브랜드 없이 조립만 해 온 폭스콘이 삼성전자같이 핵심 부품을 만들어 다른 업체에 팔기도 하는 소비자 브랜드가 되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도시바는 오는 5월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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