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당신에겐 마음의 브레이크 있습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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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대한민국 마음 보고서
하지현 지음
문학동네
248쪽, 1만4000원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망설이는 이들이 많다. ‘결정 장애’라 부른다. 왜 그럴까. 쉽게 떠오르는 이유는 정보 과잉이다. ‘상암동 맛집’이란 단어 하나만 인터넷에 쳐보자. 관련 가게가 수백, 수천개다. 정보가 적으면 결정이 빠를 텐데, 오히려 추천하는 곳이 넘쳐나니 판단하기 쉽지 않다. 여기까진 대충 짐작할 수 있다. 근데 하나 더 있단다. 선택하는 과정 자체가 비용이 든다는 점이다. 선택하는 데 고민이라는 비용이 많이 들수록 만족도를 요구하게 된다는 거다. 은연중에 ‘이렇게 오래 걸려서 찾은 게 이것밖에 안 돼’라는 생각이 들어 또 결정을 주저하게 만든다. 저자는 이때 필요한 것이 “인제 그만!”이라며 마음의 브레이크를 거는 일이라고 역설한다.

최근 ‘쿨’을 중시하는 트렌드와 정반대인 ‘데이트 폭력’이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책은 원인 중 하나로 PC게임을 꼽는다. 즉 게임의 세계는 투입한 노력에 대한 대가가 상대적으로 분명하고 공정하게 돌아온다. 게임을 하며 자란 세대가 사람을 만날 때도 같은 방식의 투입과 산출을 기대하는 데서 불행이 싹튼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혼밥, 썸, 팩트 폭력 등 한국 사회의 다양한 현상을 심리학적 관점에서 찬찬히 풀어본다.

최민우 기자 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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