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대통령선거앞둔 각당 사정을 점검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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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노·3김의 대권주자 4인은 홍보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지 부양을 노린 구호·마크·저서·팸플리트가 홍수를 이루고 TV시대에 대비한 연습까지 민감한 대비를 하고 있다.
○…민정당은 홍보·선전전의 포인트를 양김씨에 비해 열세인 노태우총재의 대중성을 단시일내에확대전파하는데 두고 있다. 이를테면 융단폭격식 집중홍보로 양김씨의 인기를 한꺼번에 따라잡거나 앞지른다는 전략이다.
민정당은 여론의 흐름을 파악해보니 첫째 6·29선언이후『노총재는 괜찮으나 민정당은 싫다』는 경향이 두드러지기 시작했고, 둘째 국민들의 심리 저변에『일단 바꿔보자』는 변화 욕구가예상 외로 높더라는 것이다.
따라서 민정당은 노총재 개인인기를 극대화하고, 바꿔보자는 변화 갈증을 반전시켜 지지로 연결하는데 홍보역점을 설정하고 있다.
민정당이 6·29선언이후 배포한 유인물 9종(총1천5백만부)중 7종이 노총재 개인에 관한 것이며 당을 선전한 것은 2종에불과했는데 이런 경향은 지속될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홍보전략은 크게 봐 3개팀이 나누어 추진하고 있다. 당보와 인쇄홍보물·유세지원특별홍보물등의 제작은 당선전국이맡고, TV연설과 토론·VTR제작등 영상홍보는 총재실의김임제보좌역팀이, 신문광고·연설문작성·여론조사등은 국책연구소가 전담하고 있다. 이같은 업무분담은모두 당홍보대책위원회의 심의를거쳐 상호보완·조정되고 있다.
민정당은 이제까지 노총재의 이미지를 부드럽고 군냄새가 안나는「유화적 온건인물」이라는데 초점을 맞춘 것이 어느정도 호소력있게 받아들여졌다고 평가하고 다음 단계에서는 리더십과 결단력을 갖춘 인물이라는 점을 선전할 방침이다. 이와함께 비교적 인기가 없는 당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당의 심벌을 공개모집하는 등의 방법으로 대국민 친밀도를 높이려 하고 있다. 심벌 공모에는 30여만명이 응모, 관심을 불러일으키는데 일단 성공했으며 「태양」을 심벌로 하자는 다수의견을채택, 곧 구체안을 마련키로했다.
아울러 매달 1회씩 나오는 당보를 10월부터 격주간으로 내기로 했으며 11월부터는 이슈가 터질 때마다 호외 형식으로 대량 살포하기로했다. 또 선거가 끝날 때까지 4천만 국민1인당 노총재의 이름과 사진이 든 유인물을 2∼3장 정도받을수 있도록 물량공세를 벌일계획이다.
민정당은「TV와 노총재 이미지 메이킹」도 중점연구, 대비를끝낸 상태며 TV출연때의 의상 선택·분장등을 계속 연구하고있다.
이밖에 대중유세때 노총재의 목소리가 크지않음을 감안, 특수 오디오시실과 즉석연설을 위한 유인 마이크 시스팀등 첨단음향설비를 갖추고 있다.
○…민정당이 당조직과 기구를최대한 활용하고 있는데 반해 민주당은 당차원의 홍보활동은 전무한 상태다.
대신 김영삼총재와 김대중고문의 계보조직을 통한 홍보전은 매우 활발해 벌써 과열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양파사무실에는 선전책자·계보신문·포스터·홍보책자및유인물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지방방문을 계기로 먼저 활동을 시작한 동교동계의 선전글을보면 계보신문인「우리소식」이 최근 두차례 제작됐고「긴급동의」「김대중」등의 소형 팸플리트가 뿌려지고 있다. 「국민들은 왜 김대중을 부르는가」 라는 사진프스터도 두종류가 등장했다.
상도동계는 뒤늦게 홍보전에서의 열세를 만회라도 하려는 듯 2종의 계보신문(「자유의종」「민족광장」)을 2주동안 5차례나 발간했고「김영삼총재가 군사정권을 종식시킬 것이다」라는 사진포스터와「김영삼의 7대결단」 이란 소형팸플리트블 만들었다. 최근엔 某주간만화사가 제작한「상도동24시」라는 김총재 스토리 만화책을 50만부나 만들어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고문의 경우 이들 선전물을 그동안 군중집회·강연강등에 뿌렸으며 지방조직과 우편을 이용해 전국적으로 살포했다.
김총재 역시 지방조직·우편이용과 달동네 방문때 배포등의 방법을 택하다가「상도동24시」등을전철역과서울역·고속버스터미널등에 무더기로 쌓아놓아 승객들이가져가게 했는데 추석 귀성객들이 많이 가져가 히트. 이에 동교동측도 뒤질세라 추석 귀성인파를겨냥해 역·터미널능에 살포했다.
선전물의 내용은 개인 이미지부각이 주종을 이루고 있으나 간간이 상대방의 취약점을 은연중에 노출시키는 우회적 공격도 곁들이고 있다.
동교동측이『민주화의 본질은 비토 그룹에 대한 극복』이라고 상도동측의「실언」을 붙들고 늘어지면 상도동측은『정직과 신뢰의정치를 해야한다』고 불출마선언번복을 은근히 꼬집는 식이다.
두사람 모두 그동안 TV와는 생소했던 탓인지 몇차례의 출연이실패였다는 평가와 함께 연습에열심이다.
김총재 홍보팀은 대중집회에서 청중들이 김총재의 지지를 표시할때 엄지와 검지로 동그라미를 만들고 남은 세 손가락을 펴「03」을 의미토록 하는 손동작을 구상해 놓고 있다. 이동작은 TV 코미디 프로에서『좋습니다』라는 뜻으로 일반에 널리 알려져 있어 활용가치가클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고문측은 환호에 대한 답례용으로 두손을 머리 위에서 마주잡는 동작을 쓰기로 했다. 그 동작은 화합과 단결을 뜻한다는게김고문팀의 설명이다.
이밖에 두 진영은 책·육성녹음테이프·비디오 테이프까지 직접 저술 또는 제작해 배포하는등 홍보전은 이미 선거 본게임에 돌입한 느낌이다.
○…후발주군인 김종필씨측은 아직 본격적인 홍보작전을 가동시키지 않고있지만 오는 30일 창당대회까지 지구당 창당대회를 주요홍보선전장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주로 김씨의 개인 이미지 부각·개인홍보에 의존하는 정도인데 JP의 정계복귀 선언식때까지 각종 강연회때 뿌린 유인물이라곤△민족중흥동지회 회보·신문인터뷰 복사본 정도였고간혹 그를 지지하는 젊은 실업가들이자발적으로 인쇄한「JP소식」이고작이었다. 그러나 정계복귀 선언식등에서는 다른 정당에서 볼수없는 홍보기법을 선보였는데 대표적인 것은「나는 JP, 너는 김종필」이라는 어구와 JP사진이 담긴 은박지 고무풍선.
JP측은 홍보용 T셔츠·고성능 마이크를 설치한 유세차등을마련한다는 계획.
JP의 한 측근은『우리의 기본전략은 요란하지 않게 하면서도 내실을 기한다는 것』이라며『뜻을 같이 하는 인사들끼리 집단을이루어 편지도 보내고 전화도 거는등 일종의「시민운동」을 전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JP측이 특히 역점을 두는 대목은 TV토론회등 TV를 통한홍보인데 JP자신도 기자들에게『후보들에 대한 「TV품평회」가 이루어질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할 정도로 자신감을 피력한바있다. <허남진·박보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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