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밥 안 푼 것 맞나 … 이승훈 4관왕 질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이승훈(29·대한항공·사진)이 한국 겨울아시안게임 사상 처음으로 4관왕에 올랐다.

부상에도 개인 최다 금 기록 경신

이승훈은 23일 일본 홋카이도현 오비히로 오벌에서 열린 2017 삿포로 겨울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11명의 선수 중 8분12초72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승훈은 20일 남자 5000m와 22일 1만m, 남자 팀추월에서 금메달을 딴데 이어 이날 매스스타트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역대 겨울아시안게임에서 4관왕에 오른 한국 선수는 이승훈이 처음이다.

이승훈은 “다리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접을 뻔 했다. 만약 아시안게임 출전을 포기했더라면 이런 영광을 누리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원래 1만m를 뛰고 나면 몸살이 날 정도로 힘이 들어서 다음날 경기에 나서기 어려웠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선 1만m를 뛰고도 몸이 멀쩡해서 매스스타트도 잘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승훈은 지난 10일 테스트 이벤트로 열린 강릉 종목별 세계선수권 팀추월 레이스 도중 넘어져 상처를 입었다. 자신의 스케이트 날에 오른 정강이를 베어 여덟 바늘을 꿰매는 부상을 당했다. 실밥도 뽑지 않은 상태에서 아시안게임 출전을 강행했는데 뜻밖에 4관왕 달성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됐다.

이승훈은 하루에 12시간 가량 훈련을 한다. 그는 “선수 생활을 그만두는 날까지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싶다. 아시아에서 전무후무한 선수로 남고 싶다”고 했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을 이끌 기대주로 꼽히는 김민석(18·평촌고)은 남자 1500m에서 1분46초26의 아시아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김민석은 전날 팀추월에 이어 1500m에서도 정상에 올라 2관왕을 차지했다. 김보름(24·강원도청)은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오비히로=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