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루터 킹 목사 부인 별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4면

미국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미망인 코레타 스콧 킹 여사가 지난달 30일 별세했다. 향년 78세.

킹 가족의 지인인 앤드류 영 전 애틀랜타 시장은 이날 오전 NBC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킹 여사가 지난 밤 잠든 뒤 깨어나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심장 발작을 겪은 킹 여사는 20년만에 처음으로 킹 목사의 생일 기념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1927년 앨라배마주 페리 카운티에서 태어난 킹 여사는 음악학교에서 성악을 전공하다 1953년 킹 목사를 만나 결혼했다. 이후 킹 목사가 활동하던 앨러배마주 몽고메리에서 흑인들의 버스 승차거부 운동이 일어난 것을 계기로 인권운동가인 남편의 든든한 조력자가 됐다. 흑인 인권운동의 도화선이 된 버스 승차거부 운동에 참여하는 것을 망설이던 킹 목사에게 "비겁한 목사가 되느니 차라리 교회를 떠나자"고 설득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생전의 킹 목사도"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둘인데, 첫번째는 마하트마 간디이고, 두번째는 아내"라고 말할 만큼 깊은 신뢰를 표현하기도 했다. 1968년 킹 목사가 암살된 뒤 홀로 네 자녀를 키우며 여성 인권운동 지도자로서 남편의 꿈을 현실화하는데 힘썼다. 1969년에는 수백만 달러를 들여 마틴 루터 킹 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또 킹 목사의 생일을 국경일로 만들기 위해 10여년간 동분서주한 끝에 1983년 레이건 대통령이 관련 법률안에 사인을 하게 만들기도 했다.

조민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