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항모 보유 박차 … 대양 해군 성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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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대양 해군'을 추구해온 중국 해군이 수년 내 항공모함을 보유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계속 나오고 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전투기 이착륙이 가능한 6만7500t급 선박을 우크라이나에서 사들인 중국이 이 배를 항모로 개조 중"이라고 31일 보도했다.

지난해엔 중국이 자체 기술로 항모를 이미 건조 중이라는 홍콩 언론의 보도도 있었다. 항모 확보는 중국이 경제력을 발판 삼아 대양으로 팽창하는 신호탄으로 풀이돼 미국.일본.인도 등 주변국들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 항모 보유는 시간문제=IHT에 따르면 중국 군사문제에 정통한 미국 국제평가전략센터(IASC)의 릭 피셔 부사장은 "중국이 2010년 이전에 항모를 보유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2002년 우크라이나에서 도입해 현재 다롄(大連)항에 세워두고 있는 러시아제 6만7500t급 바랴크호에 대한 개조작업이 진행 중이라는 정보를 근거로 들었다.

이와 관련, 대만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달 19일 위성 사진을 근거로 "중국이 바랴크호에 군함 색깔인 회색을 입혔다"며 항모 개조 가능성을 제기했다.

앞서 홍콩경제일보는 "중국이 자체 항모 설계를 마쳤으며 상하이 인근 창싱다오(長興島)의 장난(江南) 조선소에서 2008년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항모 건조에 이미 착수했다"고 지난해 보도했다.

◆ 20년간 항모 확보 노력=중국은 1980년대 항모 보유 타당성 검토를 마친 뒤 건조 기술을 손에 넣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근해에서 대양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항모가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류화칭(劉華淸) 당 중앙군사위 부주석은 97년 물러날 때까지 항모 확보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85년 호주에서 퇴역한 항모를 도입해 설계 기술을 익힌 데 이어 98년에는 마카오의 한 기업이 소련 붕괴 뒤 자금 부족 때문에 엔진도 장착되지 않은 상태에서 건조 작업이 중단된 바랴크호를 사들였다. 당시 이 기업은 " 선상 카지노로 쓰겠다"고 밝혔으나 군사 전문가들은 "마카오는 수심이 낮아 이 배의 정박이 불가능하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 기업은 중국 군부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흑해에 정박해 있던 바랴크호는 출구인 보스포루스 해협 통과를 관할국인 터키가 거부하는 바람에 4년간 발이 묶여 2002년에야 인도됐으며 마카오가 아닌 다롄 군항에 정박했다.

◆ 해군력 강화 배경=중국이 해군력을 키우는 배경에는 다목적 포석이 있다. 무엇보다 해상 안보의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동중국해에서는 해군력이 강한 일본과 영토.자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남중국해와 인도양의 파고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4위로 성장하면서 에너지 공급로와 상품 수출로 확보가 절실해진 것도 해군력 증강에 나선 이유다.

게리 러프헤드 미국 태평양함대 사령관은 지난해 취임 직후 "중국군이 현대화된 조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해군이 특히 그렇다"고 경계심을 나타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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