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대상 4배 안팎 늘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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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행정수도가 건설될 충남 연기군의 단독주택 가격이 50% 이상 오른 것을 비롯해 기업도시.신도시.혁신도시 등 지역의 주택가격이 많이 올랐다. 이에 따라 재산세.종합부동산세(종부세) 등 각종 부동산 관련 세금도 늘어날 전망이다. 공시가격이 오른 데다 종부세 대상이 되는 기준 금액이 지난해 9억원에서 올해 6억원으로 낮아져 종부세를 내야 할 단독주택도 지난해의 4배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교통부는 31일 전국 20만 가구의 표준공시가격을 발표했다. 이를 바탕으로 470만 개별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을 산정해 4월 28일 발표할 예정이다. 다세대.연립.아파트 등 공동주택 886만 가구의 개별 공시가격도 같은 날 공시된다. 이충재 건교부 부동산평가팀장은 "토지 용도 등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공시가격은 대체로 시가의 80% 정도를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 종부세 대상 크게 늘어=단독주택 소유자는 2004년까지 건물과 땅에 대해 따로 재산세를 냈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건물과 땅값을 합친 공시가격이 도입됐고, 이를 기준으로 세금을 내고 있다. 공시가격 상승이 곧바로 세금 부담 증가로 연결된다.

올해엔 종부세 대상 주택도 많이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표준주택 20만 가구 중 6억 이상 주택은 1000가구로 전체의 0.5%다. 이 비율을 전국 470만 단독주택에 적용하면 대상주택은 2만3500가구에 이른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올해 종부세 대상 단독주택이 지난해의 4배 규모로 늘게 된다.

건교부 관계자는 "종부세 대상자가 올해 크게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놀이방 전용주택 등 부과대상에서 제외되는 주택도 많아 실제 대상주택은 하반기에나 정확히 파악될 것"이라고 말했다.

◆ 어디가 많이 올랐나=행정도시.신도시 등 호재가 있는 지역의 단독주택 가격이 많이 올랐다.

행정도시가 건설될 충남 연기군의 경우 50.4%의 상승률을 보였다. 신도시가 개발되거나 확대되는 경기도 양주(21.1%), 인천시 중구(20.39%), 안양 만안(19.79%), 전남 신안(17.17%), 김포(16.22%), 화성(16.77%), 천안(15.8%), 부산시 기장(15.68%), 울주(15.51%) 등도 많이 올랐다.

지난해 청계천 복원으로 부동산 가격이 크게 뛴 종로구의 단독주택들도 평균 11.6% 올랐다.

반면 고가주택이 밀집된 강남구와 서초구.송파구 등의 공시가격 상승률은 2~3% 내외로 전국 평균상승률(5.61%)에도 못 미쳤다. 강남구의 상승률은 2.89%, 서초구 3.34%, 송파구 3.35%였다. 아파트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단독주택의 가격 상승폭이 작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표준 단독 주택 20만 가구 가운데 최고가는 서울 종로구 신문로 2가의 주택으로 공시가격은 30억2000만원이었다. 가장 싼 집은 경북 영양군 입암면 대천리 목조주택으로 48만3000원이었다.

하지만 4월 28일 개별 주택의 공시가격이 발표되면 최고가 주택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의 경우 표본 주택가격 1위는 한남동 유엔빌리지 내 2층 주택으로 27억2000만원이었지만, 개별 주택 공시가격에서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용산구 이태원1동 자택이 74억4000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 가격 어떻게 매겼나=건교부는 지난해 처음 공시된 공시가격에 대해 표본이 너무 적어 공정성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옴에 따라 조사 대상 가구 수를 지난해 13만5000가구에서 올해 20만 가구로, 조사 일수도 20일에서 94일로 늘렸다. 건교부에 따르면 1192명의 감정평가사를 2인 1팀으로 나눠 집의 구조와 유형 등에 따라 대표 주택을 선정했다. 가격은 토지가격 상승률, 실제 매매가, 매매호가, 매수 희망가 등을 고려해 결정됐다. 또 인접지역을 맡은 팀끼리 교차 평가를 실시했다. 이렇게 산정된 가격은 주택 소유자와 시.군.구의 의견을 들은 뒤 건교부 중앙부동산평가위원회 심의로 최종 확정됐다.

공시된 주택가격은 해당 시.군.구에서 2월 1일부터 3월 2일까지 30일 동안 열람할 수 있고, 이 기간 내에 이의신청도 가능하다. 이의신청분에 대해서는 건교부가 제3의 감정평가사들을 동원해 주택가격을 재조사한다. 조정된 가격은 3월 14일 공시된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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