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금수저 인정…이혼한 아내와 여전히 친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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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경기지사가 21일 에세이집 '가시덤불에서도 꽃은 핀다(스노우폭스북스)'를 냈다.

남경필 경기지사가 21일 에세이집 '가시덤불에서도 꽃은 핀다(스노우폭스북스)'를 냈다.

바른정당대권주자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선거를 앞두고 21일 책을 출간했다.

에세이 형식인 이번 책 ‘가시덤불에서도 꽃은 핀다’에서 남 지사는 금수저·오렌지 논란과 부인과의 이혼, 아들의 군대폭력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생각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또한 자신이 추구하는 정치적 지향점과 오랜 고민 끝에 마련한 정책을 제시했다.

첫 고백은 ‘이혼’이다. 남 지사는 아내와 ‘도지사에 당선되면 이혼하고, 낙선하면 같이 살자’는 약속을 하고 출마했다고 고백했다. 남 지사는 “전처와의 과거를 끄집어내 긁어 부스럼을 만들려는 게 아니다”면서 “오히려 그동안 ‘정치인 남경필의 아내’로, 두 아들의 엄마로 옆에 있어줘 감사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결국 도지사에 당선됐고, 25년간 함께 산 부인과는 “그동안 행복했다. 아이들 낳아 잘 길러줘서 고맙게 생각한다”라며 서로 절을 하고 헤어졌다.

그는 지금도 “아이들과 전처 넷이서 카카오톡 대화방을 만들어 수다도 떨고, 전처와 둘이 가끔 만나 밥도 먹고 하면서 친구처럼 지낸다. 전처의 생일에는 가족들이 모여 식사”를 할 만큼 각자의 생활에 적응했다고 전했다.

이혼에 이어 큰 아들의 군 폭행 사건이 터졌다. 군에서 후임병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남 지사의 아들은 2년의 집행유예가 확정됐고 제대 후 학교에 자퇴서를 냈다.

국회의원 5선에 경기지사를 하는 동안 자신을 따라다니는 ‘오렌지’, ‘금수저’란 수식어에 대해 입을 열었다. 경남여객과 경인일보 사주였던 부친 남평우 의원의 사망으로 1998년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불과 33세에 당선된 이후 줄곧 따라다닌 말들이다. 남 지사는 “금수저란 수식어를 부인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내가 추구하는 정치의 방향은 금수저로 다른 사람들을 떠먹이는 금수저 정책에 있다”며 대선에 도전하는 포부를 밝혔다.

남 지사는 자신이 희망하는 묘비명을 밝히며 비전도 공개했다. “만일 내가 죽은 후에 묘비명을 새긴다면 ‘국익을 위해 개인과 정당의 이익까지 포기한 사람’이라고, 그리고 그 덕분에 대한민국 정치가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아마도 가장 행복하고 성공한 생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이 밖에 서울은 경제수도, 세종시는 정치수도로 삼아야 하며 자주국방을 위해 모병제를 실시하고 핵무장을 준비해야 한다는 대선 공약도 소개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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