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김병현 "어디로 팔려도 OK"

중앙일보

입력

'내 운명 나도 몰라.'

텍사스 레인저스행에서 갑작스럽게 떠오른 시카고 화이트삭스행, 그리고 보스턴 잔류…. 보스턴 레드삭스 김병현(24)이 미국 진출 이후 가장 혼란스러운 스토브리그를 보내고 있다. 진로와 관련된 온갖 추측들이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모두 알렉스 로드리게스(텍사스)와 매니 라미레스(보스턴)의 트레이드와 관련해 2차 트레이드 카드로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텍사스가 됐든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화이트삭스가 됐든 김병현으로서는 자신에게 도움을 줄 선배들을 만날 수 있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성사된다면 기분 나쁜 트레이드만은 아니다. 애리조나나 보스턴에 있을 때보다 정신적으로 한결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다.

김병현이 스토브리그 동안 꾸준히 흘러나왔던 텍사스행이 결정되면 박찬호(30)와 한솥밥을 먹게 된다. 박찬호는 김병현이 존경하는 선배이다. 그동안 김병현과 박찬호는 서로 힘들 때마다 전화로 서로 위로를 해주었다. 팀내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동료가 없었던 김병현은 인생의 '조언자'를 만나는 셈이다.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보스턴 유니폼을 입을 경우, 유격수인 노마 가르시아파러와 함께 김병현은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트레이드될 투수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다른 한 명은 스콧 윌리엄슨이다. 두 선수 가운데 한 명이 빨간 양말에서 하얀 양말로 바꿔 신을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전망하고 있다.

18일 갑작스럽게 떠오른 화이트삭스에는 이만수 코치(45)가 있다. 삼성 복귀가 무산된 이만수 코치는 화이트삭스와 불펜 보조 코치로 재계약해 내년에도 불펜을 지킨다. 불펜에서 김병현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코치는 야구에 대한 조언뿐 아니라 그날 그날 김병현의 컨디션과 구위를 조언해 줄 수 있는 위치이다.

보스턴에 잔류하면 5선발이 확정적인 상태여서 올 시즌처럼 선발 중간 마무리를 오가는 경우는 없다. 자신이 원했던 '풀타임 선발 투수'로 뛸 수 있다.

한편 김병현의 연봉협상은 해를 넘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김병현의 운명이 확정되지 않아 이번주 내로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오는 21일 마감 시한 전에 구단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계속 협상할 뜻을 밝힐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FA로 풀리는 경우는 없다.

일간스포츠=노재원 시카고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