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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한상궁 행복했노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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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한상궁을 버리고 새 옷 입을 준비를 해야죠." MBC TV 월화사극 <대장금>이 탄생시킨 최고스타 한상궁 양미경(42). 그는 지난 13일 제주도 촬영을 끝으로 <대장금>에서 물러났다. 20여 년 외길만을 걸어온 연기 생활에서 처음으로 맛본 대중적 인기를 이제야 실감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제 한상궁의 옷을 벗고 평범한 40대 아줌마로 돌아온 양미경과 살 속까지 스미는 삼다도 바닷바람을 맞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대장금> 촬영이 모두 끝났는데

▲솔직히 마지막 촬영을 하며 아쉽기도 하고 슬픔이 차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역은 연기자로서 행운이었다. 신인 땐 열정, 순수함 때문에 역할을 그리기 쉬운데 내 경력 정도되면 타성 등에 젖어 힘들다. 이병훈 PD의 도움이 컸다. 신인 때보다 더 에너지가 많이 소진됐지만 한상궁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벼락스타가 됐는데

▲극 초반부엔 내가 스타가 됐다는 감이 전혀 안왔다. CF도 찍고, 밀려드는 인터뷰 요청에 '내가 떴구나'하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도 내 연기 인생의 한 부분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연기자란 것이다. 이젠 한상궁을 잊고 또 다른 배역을 위해 마음을 비워야 한다.

-스타가 된 후 달라진 점은

▲팬 카페가 생기고 많은 관심이 내게 쏠리는 걸 느껴 솔직히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팬들이 팬 카페에 올린 글을 볼 때 가장 행복하다.

가슴 속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올라온다.

-뜬 뒤 불편한 점은

▲지금까진 별로 없는 것 같다. 좋은 점이 더 많다. 하지만 이번에 남편과 자식을 부인이자 엄마로서 챙겨주지 못한 것이 아쉽다. 특히 아들 진석이가 눈병과 독감에 걸려 고생하는 데도 차마 내게 옮아 촬영에 문제가 있을까봐 안아주지 못한 것이 가장 가슴이 아프다. 배려해준 식구들에 감사한다.

-<대장금> 속 명장면을 꼽으면

▲장금이 지리산 노고단에서 정상궁의 재를 구름 위에 뿌리는 장면이다.

-명대사를 꼽으면

▲개인적으론 한상궁이 장금이를 업고 가는 모습이 가장 한상궁답고 마음에 드는 장면이다. 이영애가 생각보다 가벼웠다. 이 장면이 몇마디 대사보다 더욱 강렬했다. 하지만 굳이 꼽자면 옥중에서 "너와 함께 있어 아프지도 힘들지도 않다"란 대사다.

부인·엄마 역할 못해 아쉬워

-아들 진석이가 대를 이어 연기하겠다면

▲섣불리 선택하게 하고 싶진 않다. 아이가 원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가슴 속에 '참을 인'자를 새까맣게 새겨야 하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길을 터주는 건 하겠지만 그 길이 자신에 맞는지는 고되게 겪어봐야 알 것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은 어떻게 지낼 것인가

▲가족들과 함께 조용하고 아늑하게 보내겠다.

-선물은 무얼 받고싶나

▲이미 너무 큰 선물을 받았다. 팬들의 사랑만큼 큰 선물은 없는 것 같다. 더 이상 욕심 안난다.

-뭘 할 생각인가

▲네 달 가량 촬영에 몰두하여 집안이 너무 엉망이다.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집안일을 챙기고 가족들과 단란한 시간을 갖겠다. 우선 한상궁을 내게서 버리는 것부터 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작품이 내게 큰 의미가 있는 만큼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어떤 역할을 새롭게 해보고 싶나

▲어떤 새로운 역을 해보고 싶다기보다는 다음에 다른 역할이 새로이 들어왔을 때 그것에 진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인생의 꿈은 무엇인가

▲노년에 사회복지와 관련된 일을 하며 타인에게 봉사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팬들에게 한마디

▲한상궁이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여운으로 남아 위안과 힘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너무나 과분한 사랑을 보내주신 것에 대해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감사한다.

-뜬 뒤 불편한 점은

▲지금까진 별로 없는 것 같다. 좋은 점이 더 많다. 하지만 이번에 남편과 자식을 부인이자 엄마로서 챙겨주지 못한 것이 아쉽다. 특히 아들 진석이가 눈병과 독감에 걸려 고생하는 데도 차마 내게 옮아 촬영에 문제가 있을까봐 안아주지 못한 것이 가장 가슴이 아프다.

일간스포츠=이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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