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이 5년 전 김정은에게 존댓말로 보낸 편지 "저와 제 가족을 살려달라"

김정남 독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왕립 경찰청. 쿠알라룸푸르=유선의 기자

13일(현지시간) 살해된 김정남이 2012년 4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살려달라”며 보낸 편지 내용 일부가 보도됐다. 국가정보원은 15일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김정남이 김정은에게 살려달라는 서신을 보낸 적이 있다”고 보고했는데, 그 일부 내용에 대한 발언이 소개된 것이다.

조선일보는 17일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정보 기관을 통해 편지 내용을 입수해 읽어봤다”며 “‘저와 제 가족을 살려달라’ ‘저와 가족에 대한 응징 명령을 취소해주기 바란다’ ‘저희는 갈 곳도 피할 곳도 없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김정남은 편지에서 “도망가는 길은 자살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우리가 비록 얼굴을 한 번도 보지 못한 형제 사이지만 응징 명령을 취소해주기 바란다”고 썼다.

이 관계자는 조선일보에 “마치 신하가 주군에게 쓴 편지 같았다”며 “김정은 입장에선 얼굴도 본 적 없는 김정남을 제거하는 것에 대해 심적인 부담을 느끼지 않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에게 김정남은 그저 최고 존엄을 해치는 범죄자 하나였을 것”이었다고 말했다.

온라인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