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교과서에 가장 많이 실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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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해방이후 우리국어교과서에 실린 시·소설·희곡·수필·고전문학등 문학작품들을 최초로 분석·정리한 단행본(전6권)이 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도서출판 나랏말?미는 우리말로 최초로 간행된 46년 중등국어교본에서부터 87년2학기국어교과서까지 모두3백98권의중· 고교교과서(68∼83년 실업계포함)에 게재된 작품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함으로써 국정교과서의 변천사와 함께 우리 문단사의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했다.
박붕배(서울교대) 김수복(시인· 단국대) 이병렬(소설가· 성남고) 유민영(단국대) 소재영 (숭실대) 김연갑(한국문헌정보센터) 이현복(인천교대)씨등 편집위원들이 분류한 바에 따르면 42년동안 실린 시의 총수록 작품수는 2백83편으로 그중 국내시 (시조포함)는 2백64편이며 외국시는 19편임이 밝혀졌다.
총수록 시인은 국내시인이 86명, 외국시인이 19명으로 외국시의 경우 한사람이 한편이상 게재된 예는 없으나 국내시의 경우 일부 시인들에 편중되어 있음이 드러났다.
최다 작품수록 시인(시조포함)으로는 ①이병기(『난초』등 16편) ②이은상 (『가고파』등 15편) ③김상옥(『봉숭아』등 10편) ④박두진(『해』등 9편) ⑤신석정(『새벽이여』등 8편) ⑤정인보(『이른봄』등 8편)의 순이며 이밖에 김소월· 조지망· 유치환 (각6편)등으로 나타나 이들 9명 시인들의 작품이 전체의 30%정도를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장기 수록작품으로는 ①김영랑의 『모란이 피기까지는』 (49∼87년·39년간) ②김소월의 『금잔디』 (52∼83년· 32년간) ③김광균의 『언덕』 (56∼87년· 32년간) ④이육사의『광야』 『청포도』 (57∼87년· 31년간) ④이상화의『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57∼87년· 31년간)등이며 이밖에 이은상의 『고지가 바로 저긴데』, 김상옥의 『옥저』, 이병기의 『젖』 등이 27년동안 수록되었다.
주목끄는 사실은 6·25전까지 (46∼49년)의 짧은 기간동안 수록된 납·월북시인만 해도 김기림·정지용등 10명에 달해 당시 그들의 문학적 비중을 가늠케 해주고 있으며, 지금은 금서로 묶여 있지만 50, 60대는 그들의 작품을 교과서에서 배웠음을 보여주고 있다.
소설분야 (동화포함)의 수록 작품수는 총60편.
이중 국내소설이 40편, 외국소설이 9편, 국내동화가 6편, 외국동화가 5편으로 집계되었는데 다른 분야보다 동화부문에서 국내작품의 빈약함을 드러내고 있다.
총수록 작가수는 37명(국내작가 28명, 외국작가 9명)으로 나타났으며 최다수록 작가로는 ①채만직(『큰물』등 4편) ①황순원(『소나기』등 4편) ③이효석(『사냥』등 3편)순. 2편을 수록한 작가로는 김동리· 김동인· 박종화· 염상섭· 이기영· 이태준·현진건등 7명에 달한다.
최장기 수록작품으로는 ①심훈의 『상록수』 중일부(57∼87년·31년간) ②이효석의 『사냥』 (57∼83년·22년간) ③황순원의 『소나기』 (66∼87년· 22년간) ④황순원의 『학』 (68∼87년· 20년간)순이며 채만직의 작품들은 대부분 60년대이전에만 게재되었는데 비해 황순원의 작품은 60년대이후에 주로 게재되어 서로 대비를 이루고있다.
또 소설 역시 시와 마찬가지로 이기영·이태준·김남천등 월북작가들의 작품이 해방이후의 교과서에 수록되었음이 나타났다.
이번 분석작업에 참여해 논문을 발표한 이병렬씨는 『그동안 우리교과서가 월북문인등 이데올로기문제 뿐아니라 정치의 변혁기마다 심한 진통을 겪어왔다』며 『유신이후에는 우리경제 발전을 일방적으로 찬양하는 글을 비롯해 「새마을」 시등이 게재되었고, 남북적십자회담후 갑자기 수준미달의 분단수제소설들로 교과서가 개편되는 등의 과정을 밟아왔다』고 지적했다.<양헌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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