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5년 전 동생 김정은에게 '살려달라' 서신"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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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 본지가 마카오에서 단독 인터뷰한 김정남. 마카오=신인섭 기자

2010년 6월 본지가 마카오에서 단독 인터뷰한 김정남. 마카오=신인섭 기자

국가정보원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피살 사실을 사건 발생 3~4시간 후에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정은이 5년 전 ‘김정남 암살 명령’을 내렸으며, 김정남은 같은 해 4월 김정은에게 자신과 가족을 살려달라는 서신을 보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15일 국회에서 비공개로 열린 정보위원 긴급 간담회에서 이같이 보고했다고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철우 자유한국당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측 간사인 김병기 의원이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설명했다.

김 의원은 “김정남은 서신에서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응징 명령을 취소해 주기 바란다. 피할 곳도 없고, 도망갈 곳은 자살뿐’이라고 하소연 했다”며 “그러나 북한 정찰총국은 지속적으로 암살기회를 노려왔고 오랜 노력의 결과가 실행됐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김정남 암살 타이밍에 특별한 의미는 없고, 오랜 ‘스탠딩 오더’가 집행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김정남이 자신의 통치에 위협이 된다는 계산적인 행동보다는 김정은의 편집광적 성격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김정남의 본처는 현재 베이징에 아들과 함께 있고, 국내 언론을 통해서도 널리 알려진 김한솔의 모친인 후처는 마카오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두 가족 모두 중국 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다.

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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