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채 못 갚아 대일 수입 26% 줄어|작년 태풍 휩쓸어 식량난… 재정 크게 핍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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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동경=최철주 특파원】 북한의 외채사정이 악화돼 일본과의 수출입이 줄어들고 유럽 각국과의 무역비중도 감소 추세에 있다.
일본 통산성산하의 무역진흥회가 발표한 『북조선경제와 무역전망』에 따르면 작년에 북한이 일본에서 수입한 상품은 1억9천만달러로 85년보다 25.5%나 줄었으며 대일수출은 3·4% 감소한 1억6천만달러에 그쳤다.
대일수출입의 감소는 대금결제가 지연되고 채무불이행에 따른 북한의 신용도가 악화되는등 외채문제 때문이다.
북한은 외화사정 악화 이외에 엔고의 중압때문에 플랜트와 기계류등 주요제품을 일본에서 구입하기 어려워졌으며 유럽쪽으로 수입선을 전환하고 있다. 북한의 85년 대유럽 10개국 무역은 수출이 한해전에 비해 59.8%, 수입이 4.3%나 줄었으며 86년에도 더욱 줄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작년에 대소 접근정책에 따라 소련과의 무역량(수출 32.3%, 수입 37.3% 각각증가)이 크게 늘어나 북한의 대외 무역량은 수출 12억5천만달러(15.5%증), 수입 17억8천만달러(16.6%증)를 기록했다.
북한이 더큰 고통을 당했던 것은 작년에 태풍피해가 극심해 곡물생산이 매우 저조한 탓이다.
북한은 85년에 이어 작년에도 곡물생산량을 전혀 밝히지 않았다.
국내 경제활동을 단적으로 반영하는 북한의 재정수입도 85년의 4.3% 증가에서 작년에는 4%로 감소해 핍박의 일면을 보여주고 있다.
북한은 중공·소련등 상당수의 사회주의 국가들이 경제활성화를 위해 경제를 개방하는 등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데 비추어 합영법제정등으로 흐름에 맞추러 애쓰고 있으나 아직은 시행착오 단계에 있으며 그들의 유일사상등으로 이의 실시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고 이 보고서는 밝혔다.
또 북한은 경제관리면에서 이른바 독립채산제를 채택했으나 중앙통제가 너무 심해 생산확대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 과중한 국방비 부담은 북한경제를 더욱 짓누르고 있다.
중공에 대한 북한의 불만은 미·중공 우호관계가 군사교류에까지 발전되고 「한·중공 친선」의 공기가 짙어진데 있으며 한· 중공 무역이 작년 8억달러에서 올해는 10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이 보고서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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