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V『진단87 역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분규책임」「유물사관」등 토론 만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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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대학의 개강과 최근 우상호 연대총학생회장의 외지인터뷰사건, 중앙대학생들의 6·25사진전 소각사건 등으로 점차 선명해지는 젊은 세대의 진보적인 현대사 인식·노학연계투쟁에 대한 우려와 관련, MBC-TV가 10일 『진단87-역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토론프로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학생·학부모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우명직교수(한림대)의 사회로 진행된 이 프로는 신용마(서울대) 나종일(경희대)교수 등이 출연, 한국 근·현대사의 기점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라는 문제에서부터 분단의 근원적 책임, 유물사관, 최근의 민주화를 위한 진통, 중산층의 정확한 개념설정 등까지 폭넓은 내용을 다루었다.
특히 『세계인구의 3분의 1이 신봉하는 유물사관을 우리사회가 외면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분단의 원인은 미국의 제국주의적 정책에 따른 것이 아닌가』『모호한 중산층의 개념설정과 강조는 우리사회의 계층적 대립을 흐리게 하려는 이데올로기의 소산이 아닌가』라는 등 학생들의 솔직한 질문이 진지하게 쏟아져 우리 사회의 이념적 갈등현상이 TV를 통해 공개토론의 장으로 유도된 시간이었다.
이에 대해 출연교수들은 과거와 같은 일방적인 관련 이데올로기나 교과서적인 내용을 반복하지 않고『식민지 해방에 미국이 기여한 만큼 소련과 좌파 민족운동의 역할을 인정하듯 분단의 책임도 미국에만 물을 것이 아니라 소련과 일본에도 그 책임을 물어야한다』는 등 단선적인 학생들의 현대사인식에 논리적으로 접근하려는 노력을 보여주었다.
또 이시간에는 최근 학생들의 좌파적 이론에의 편향을 지적, 다양한 독서와 이념 및 현대사의제문제가 보다 폭넓은 범위에서 논의돼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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