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정권 이후 친북 좌파세력 득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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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25일 오랜 침묵을 깨고 현 정부와 김대중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김대중 정권 이후 현 정권까지 친북 좌파 세력이 득세하면서 나라가 온통 분열과 갈등으로 뒤범벅이 되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국민들이 불안해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이날 서울 서초동 외교센터에서 있었던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그가 공개석상에서 마이크를 잡은 건 2002년 대선 패배 후 처음이다. 그는 단호한 표정으로 "현 정부는 납북자나 국군포로 문제를 제대로 거론하지 못했고,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선 침묵으로 일관하면서도 개성공단과 전력 공급 등 (북한에 무언가를) 주는 문제에 있어서는 정열적으로 발 벗고 나서고 있다"고 했다.

이 전 총재는 "완력을 가진 골목의 깡패를 달래서 얻는 평화는 진정한 평화가 아니다"라며 "북한이 인권을 존중하고 민주주의를 받아들이는 이웃이 돼야만 진정한 평화가 올 수 있다"고 했다. 당초 원고엔 "통탄스럽게도 북한에 대한 눈치 보기는 여야를 막론하고 만연돼 있다. 북한을 건드리는 말은 될수록 피하는 것 같다"는 내용이 있었다. 연설 때는 실수로 이 대목을 빠뜨렸지만 이 전 총재는 행사 뒤 "꼭 하고 싶었던 말"이라고 강조했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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