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경제 4% 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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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3.9%)보다 높은 4.0%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원화 가치가 높아져 교역조건이 나빠지는 바람에 국민이 실제 손에 쥐는 소득의 증가율은 1%를 밑돌았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5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GDP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5.2%로 2004년 2분기(5.5%) 이후 가장 높았다. 하반기부터 민간소비가 회복되면서 4분기 GDP 증가율이 당초 추정치(4.8%)보다 높아진 것이다.

지난해 성장률은 특히 민간소비가 2년 연속 감소세에서 벗어나 3.2% 증가한 데 힘입어 높아졌다. 수출증가율도 전년(21%)보다 낮았지만 여전히 9.7%를 유지했고, 설비투자 증가율도 5.1%로 전년(3.8%)보다 높았다.

그러나 건설투자는 0.3% 늘어나는 데 그쳐 2년째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건설투자는 2001~2003년 중 매년 5~7%대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다 2003년 10.23 대책 이후 부동산 대책이 잇따라 나오는 바람에 2004년 1.1% 증가에 이어 지난해 0.3% 증가에 그쳤다.

건설투자가 평년 추세를 유지했다면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5% 수준까지 높아질 수 있었다는 의미다.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교역조건 악화로 지난해 실질 무역손실은 46조6511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국민이 실제 손에 쥐는 국내총소득(GDI)은 지난해 0.8% 증가에 그쳤다.

제조업 생산은 지난해 7% 증가했고 도소매.음식숙박.금융보험업 등의 회복으로 서비스업 생산도 3.0% 늘었지만, 건설업 생산 증가율은 0.2%에 머물렀다. 김병화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건설투자가 부진했지만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고 설비투자 증가 폭도 확대돼 예상보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며 "민간소비가 계속 증가세를 이어가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5%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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