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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미국 떠본 김정은 ‘500㎞ 도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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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북한 김정은(얼굴) 노동당 위원장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23일 만에 처음으로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12일 오전 7시55분 평북 구성시 방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쐈다. 미사일의 최대 비행고도는 550여㎞, 거리는 500여㎞였다. 합참 관계자는 “오늘 발사된 미사일은 무수단미사일 개량형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트럼프·아베 회담 다음 날
무수단미사일 개량형 1발 쏴
“첫 고체연료, ICBM 기술 진전”
미·일 “용납 못해” 심야 성명

무수단미사일은 최대사거리 3500㎞ 안팎으로 유사시 한국으로 증원될 미군 병력이 집중된 괌과 오키나와에 닿을 수 있다. 북한은 지난해 모두 6차례에 걸쳐 무수단미사일 8발을 시험발사했다. 이 중 7발은 실패했고, 6월 발사한 무수단미사일은 고도 1400여㎞에 400㎞를 날아가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북한은 이때까지만 해도 액체연료를 사용했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하지만 익명을 원한 군 관계자는 “북한은 이번 무수단미사일에 처음으로 고체연료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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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자는 “고체연료를 사용한 무수단미사일 엔진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사거리 5000㎞ 이상)에 장착할 경우 액체연료를 쓸 때보다 안정성이 강화되고, 사전 탐지도 어렵다는 점에서 북한의 ICBM 개발 기술이 한 단계 발전한 것이라 평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사일 발사 하루 전인 지난 10일(현지시간·한국시간 11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정상회담을 했다. 또한 12일은 북한의 3차 핵실험일(2013년 2월 12일)이자 김정일 생일(2월 16일)을 나흘 앞둔 시점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우선순위가 매우매우 높다(very very high priority)”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북한이 도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골프를 같이 쳤던 양국 정상은 이례적으로 심야 긴급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두 정상은 각각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아베), “미국의 위대한 동맹국인 일본을 100% 지지한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하길 바란다”(트럼프)고 밝혔다.

차세현·정용수 기자 cha.se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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