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진료’의혹을 받고 있는 김영재 원장이 박근혜 대통령 측으로부터 ‘커터칼 피습’으로 생긴 흉터 부근의 마비증세 완화를 위해 시술을 요청받았으나 이를 거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법조계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박 대통령 측이 지난 2014년 2월 김영재 원장에게 흉터부위의 ‘리프팅 시술’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2006년 ‘커터칼 피습’ 당시 생긴 흉터 부근의 마비 증세를 완화하려고 시술을 추진했으나 김 원장 측은 “퇴임 후에 하시는 것이 좋겠다”며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원장 측이 거절한 이유는 청와대 내에서 임기 중인 대통령을 대상으로 시술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으로 설명했다. 해당 시술을 위해서는 마취가 필요한데 국가 원수인 대통령이 수면유도제가 아닌 ‘마취’에 들 경우 상황이 복잡해 지기 때문이다.
또 시술 때 예상되는 다량의 출혈을 병원이 아닌 청와대에서 처리하기 어렵다는 점, 사용할 리프팅 실이 임상시험 중으로 미완성 상태인 점, 수술 이후 얼굴이 눈에 띄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 등을 설명하면서 퇴임이후 시술을 권했다.
김 원장은 지난해 12월 14일 열린 ‘최순실 국정 농단 국정조사’ 3차 청문회장에서 “2014년 2월 청와대에 들어간 적이 있다”고 시인한 바 있다. 당시 김 원장은 “(박 대통령 얼굴의) 흉터가 있는 부분에 자꾸 감각이 없어지면서 경련이 일어난다며 봐달라고 해서 들어갔다”고 했다.
김 원장은 청와대의 공식 자문의·주치의 등으로 임명되지 않았는데도 2013년 3월∼2014년 9월에 ‘보안 손님’으로 청와대를 드나든 것으로 조사됐다.
김 원장의 부인 박채윤(48)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도 당시 청와대를 함께 드나든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부부에게 현금과 명품가방, 무료시술 등 수천만원대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혐의로 4일 새벽 구속됐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