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 유럽 투어 두바이 클래식 '허리 통증' 호소하며 기권

중앙일보

입력

타이거 우즈(42·미국)가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기권했다.

우즈는 3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에미리트 골프장(파72)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오메가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 2라운드를 앞두고 기권을 선언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즈가 허리 통증을 이유로 대회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우즈는 1라운드에서 5오버파 121위로 부진해 컷 탈락이 유력했던 상태였다.

우즈의 에이전트 마크 스타인버그는 “저녁 먹을 때 우즈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저녁 시간 이후 우즈를 만났을 때 허리가 아프다고 털어놓았다”며 “우즈는 오늘 오전 3시간 반 동안 치료를 받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현재 풀스윙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예전처럼 큰 부상이 아니라곤 하지만 당장 17일 시작되는 PGA투어 제네시스 오픈 출전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우즈는 24일 개막하는 혼다 클래식에도 연속 출전할 계획이었다.

전날 우즈의 몸 상태는 불편해보였다. 골프 채널의 해설가이자 분석가인 브랜들 챔블리는 “우즈는 늙은 사람처럼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리고는 “우즈가 말하지 않은 뭔가가 스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즈는 첫 날 동작들이 대체로 뻣뻣했고, 벙커에서 샷을 할 때나 공을 주울 때도 편하게 허리를 굽히지 못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챔블리는 “7년 전 우즈가 부상을 입었을 때와 비슷한 몸 상태인 것 같다”고 말했다. “통증이 전혀 없다”고 말했던 우즈의 주장과는 달리 전문가들은 우즈의 몸 상태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결국 우즈가 기권하면서 전문가들의 예측이 딱 들어맞았다. 우즈가 7년 전처럼 불편한 스윙을 한다면 부활 가능성도 그만큼 낮아진다.

우즈는 1라운드 후 “퍼트가 16번이나 짧았다. 2라운드에서 이븐파를 만들면 계속 경기를 할 수 있다. 아직 우승권 밖에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끊임없이 “괜찮다”며 자기 최면을 걸고 있지만 우즈의 몸 상태는 금방 다시 탈이 났다. 우즈의 1라운드 5오버파 77타 스코어는 1996년 이후 미국 본토 밖에서 치른 대회(메이저 제외) 중 최악의 성적표다.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서 우즈의 몸 상태는 지난해 12월 히어로 월드 챌린지 때보다 훨씬 나빠 보인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