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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번엔 외국 정상들과 ‘막말 통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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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막말 외교’가 또 논란이다. AP통신 등은 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 호주 정상과의 전화통화에서 비난과 협박 등 폭언을 내뱉었다고 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지난달 27일 통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니에토 대통령에게 “당신 나라에는 나쁜 놈들(bad hombres)이 많은데 당신은 그들을 제대로 막지 않고 있다”며 “당신네 군대가 겁을 먹은 모양인데 우리 군대는 그렇지 않다. 우리가 군대를 보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칫 위협으로까지 들릴 수 있는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나쁜 놈들’은 마약상과 불법이민자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 언론들도 트럼프 대통령이 “나는 멕시코인도, 멕시코도 필요 없다. 당신들이 좋든 싫든 나는 국경에 장벽을 세우고 당신들로부터 돈을 받아낼 것”이라며 으름장을 놨다고 보도했다.

턴불 총리

턴불 총리

트럼프는 지난달 29일 말콤 턴불 호주 총리와의 통화에서도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 발단은 난민 문제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턴불 총리를 상대로 버락 오바마 정부 당시 양국이 체결한 난민 협정에 대해 질책한 뒤 1시간으로 예정된 통화를 25분 만에 끊어버렸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트럼프는 턴불 총리가 미국의 난민 협정 이행 의사를 확인하려 하자 “이 난민 협정은 사상 최악의 거래”라며 “호주가 테러범을 수출하려 한다”고 언성을 높이다가 전화를 끊어버렸다. 미국은 지난해 호주로부터 난민 1250명을 받아들이기로 협정을 맺었다.

호주 총리 통화 때 갑자기 전화 뚝
멕시코 대통령에겐 “나쁜 놈들 많아”

트럼프는 정상들과의 통화에서 상대를 몰아붙이면서도 자기자랑을 늘어놨다고 한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큰 승리를 거뒀고 자신의 취임식에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다”는 말을 했다고 WP는 전했다. 트럼프는 WP의 보도 직후 트위터에 “오바마 정부가 호주로부터 불법이민자 수천 명을 받기로 했다. 왜 그랬을까. 이 어리석은 거래를 파헤쳐보겠다”는 글을 올렸다.

유엔난민기구(UNHCR) 최고대표 출신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일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비판 성명을 냈다. 인권침해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행정명령을) 조속히 없애야 한다. 목적이 테러리스트의 미국 입국을 막기 위한 것이라면 효과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서울=이기준 기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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