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조원…잠재력 큰 한국 프로스포츠 산업, 해마다 5%씩 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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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한국 4대 프로스포츠의 규모는 야구-축구-농구-배구 순으로 나타났다. 프로야구가 스포츠 산업을 주도하고 있고, 축구가 뒤를 잇는 상황이다. 농구와 배구는 겨울 스포츠 맹주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국내 시장 규모, 아직은 미국의 8%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발간한 ‘2015 스포츠 산업 백서’에 따르면 한국의 스포츠 산업은 43조원(2015년 기준) 규모인 것으로 추산된다. 스포츠의 천국 미국은 569조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한국 시장은 미국의 8%에 불과하고, 중국(221조원·2014년)·일본(125조원·2012년)에 비해서도 작다. 그러나 한국 스포츠 산업의 잠재력이 높은 것만은 분명하다. 백서를 대표 집필한 김민수 한국스포츠개발원 연구위원은 “최근 5년 동안 국내 스포츠 산업은 연 5%씩 성장하고 있다. 스포츠 산업 종사자와 업체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자료: 2015 스포츠 산업 백서

자료: 2015 스포츠 산업 백서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가 국내 스포츠 산업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2015년을 기준으로 프로야구는 ▶입장수입(730억원) ▶중계권료 수입(360억원) ▶머천다이징 수입(60억원) 등을 통해 수익을 실현하고 있다. 지난 2013년 587억원이었던 프로야구 입장수입은 2년 만에 730억원으로 늘었다. 축구·농구·배구 입장수입 총합(195억원)의 3.7배에 이른다. 지난해 프로야구는 프로스포츠 최초로 800만 관중(834만명·정규시즌)을 돌파했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 가운데 54%는 5회 이상 경기를 관람했고, 이들의 연간 관람 소비지출은 평균 34만원으로 조사됐다. LG·롯데·KIA 등 인기 팀이 전력 보강에 성공한 올해는 프로야구 관중이 1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프로배구의 성장세도 주목할 만 하다. 2007년 1398명에 그쳤던 프로배구 평균 관중은 2015년 2311명으로 증가했다. 좌석 점유율도 2007년 27.3%에서 2015년 57.1%로 크게 늘었다. 이 가운데 한 시즌에 5회 이상 경기를 관람하는 충성팬도 47.9%로 높아졌다.

반면 축구와 농구는 성장동력을 잃었다. 2011년 300만(303만) 관중을 돌파한 축구는 이후 급격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프로축구연맹은 2015년 무료 티켓 배포를 줄이 는 등 혁신안을 내놓았다. 투명한 리그 운영으로 산업적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였지만 그해 관중은 2011년의 절반 수준인 176만명까지 떨어졌다. 2016년에도 180만명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좌석 점유율은 25%에 불과하고 충성팬 비율(5회 이상 관람 36%)도 4대 프로스포츠 가운데 가장 낮다.

야구 입장수입, 축구+농구+배구 3.7배

자료: 2015 스포츠 산업 백서

자료: 2015 스포츠 산업 백서

프로농구 역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남자 농구의 경우 지난 10년 동안 평균 관중 4000명 수준(여자 1400명)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농구는 연간 30억원에 중계권 계약을 하는 등 산업적 측면에서도 배구(중계권료 40억원)에 밀리는 분위기다. 다만 농구는 충성팬이 두텁다는 게 장점이다. 이들의 연간 경기 관람 횟수는 평균 7.7회로 4대 프로 스포츠 가운데 가장 많다. 관람시 소비지출도 33만원으로 배구(20만원)·축구(17만원)보다 훨씬 많았다. 김민수 연구위원은 “팬이 있어야 프로 스포츠 산업도 성장한다. 프로 스포츠가 외형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미래가 밝은 것 만은 아니다. 구단들이 새로운 경영과 마케팅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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