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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은택 "내가 썼던 글이 그대로 대통령 말씀으로"

중앙일보

입력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쓴 글이 고스란히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이 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차씨는 23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 중이다. 차씨는 자신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핵심 인물인 최순실(61)씨에 전한 글이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에 포함됐다고 증언했다.

차씨는 이날 헌재에서 국회소추위원 대리인단 최규진 변호사가 "증인이 한 경험, 최순실이 (대통령) 국무회의 말씀자료를 보고 있는 장면을 봤을 때 결국 최순실이 수정한 대통령 말씀자료가 실제로 청와대에 반영될 수 있겠다고 생각한거죠"라고 묻자 이같이 답변한 것이다.

차씨는 "처음엔 반영되는지를, 제가 그런쪽 모르다보니 회의한 내용을 다 받는지 잘 몰랐다"라면서도 "문화융합본부에서 내가 썼던 글을 그대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말씀하신거를 보고 그런 짐작이 들었다"고 증언했다.

차씨는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도 이와 같은 결의 증언을 한 바 있다. 차씨는 당시 증언에서 "문화창조 콘텐츠 관련해서 내 생각을 써달라고 해서 최순실씨에게 써준 적이 있다"며 "어느 날 대통령 연설에 포함돼 몇 문장이 나온 것을 본 적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차씨는 헌재에서 "최순실씨가 국무회의 기록을 종종 컴퓨터로 작업하는 것을 봤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차씨는 '최순실씨 본인이 대통령과 친하다고 직접 말하더냐'는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 정장현 변호사의 질문에 "눈으로 많이 봤다"며 이같이 대답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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