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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성남시장, 소년공 시절 일했던 곳에서 대선 출마 공식 선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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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선 주자로 뽑히면 나에게 더 이상의 적(敵)은 없다.”

이재명(52) 경기도 성남시장이 23일 오전 대통령 선거 출마 공식 선언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할 경우 다른 당 후보들은 더 이상 경쟁 상대가 안 된다는 의미다.

이 시장은 앞서 이날 오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오리엔트 시계공장 앞마당에서 출정식을 갖고 제 19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시장은 대선 출마 기자회견문을 통해 “과거의 어둠과 절망을 걷어내고 공정한 나라를 만드는데 여정을 시작해야 한다”며 “제가 꿈꿔온 ‘아무도 억울한 사람이 없는 공정한 나라’를 건설할 수 있도록 함께 나서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폐청산 공정국가 건설이라는 제 꿈이 곧 국민 여러분의 꿈이라는 것을 안다”며 “국민 여러분이 이재명과 함께 해 줄 것을, 이재명의 꿈을 함께 실현해 줄 것을 믿는다”고도 했다.

이어 열린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이 시장은 “문재인 대표와의 경선 승리 비결이 있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현재의 여론조사는 5%의 수동적 응답자들이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선택하는 수치에 불과하다. 95%는 대부분 응답 없이 전화를 끊는다”며 “하지만 경선은 ‘당선이 될 만한 사람’을 뽑는 것으로,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유권자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문 대표를 이길) 자신 있다”고 했다.

이 시장은 출정식에 앞서 취재진들 앞에서 휠체어를 타고 현장에 있던 어머니를 꼭 껴안아 줬다. 그러면서 “키워 주셔서 감사 드린다”고 귓속말로 얘기했다. 이날 출정식에는 어머니 외에 이 시장의 아내와 두 명의 아들도 함께 했다. 누님과 형님, 남동생 등 가족들도 참석했다. 또 300여 명의 지지자도 참석해 ‘이재명’을 외쳤다.

한 지지자는 이 시장에게 선물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희경이라고 이름을 밝힌 이 여성은 “이 시장이 선거운동 하는 동안 체력을 잃지 않게 하기 위해 유산균이 든 유자청을 전달했다”며 “유산균은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기에 전국에 유산균 교육이 이뤄질 수 있게 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출정식이 열린 오린엔트 공장은 이 시장이 12세 때인 1979년부터 2년여 동안 소년공으로 일했던 곳이다. 그는 이곳에서 시계 문자판에 색을 입히거나 잘못된 색을 시너와 벤젠 등으로 벗겨내는 일을 했다. 당시 시너 등의 독성 때문에 후각을 잃기도 했다고 한다.

성남=임명수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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